부실 저축은행 사태 국회 청문회 오른다
부실 저축은행 문제를 다루기 위한 국회 청문회가 조속한 시일 내에 열리기로 결정돼 부산저축은행의 영업정지 사태를 둘러싸고 대주주의 방만 경영 및 금융당국의 관리감독 실패 등에 책임 규명이 이뤄질 전망이다.
또 저축은행 구조조정의 최대 현안인 '예금자보호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최종 합의가 이뤄져 저축은행 구조조정은 한층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정무위, 개최 공식 발표
부실 확인하고도 방치
정부 책임론 확산될 듯
예금자보호법 개정 합의
국회 정무위원회는 9일 저녁 상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저축은행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해 상임위 차원에서 별도의 청문회를 열기로 했다고 10일 밝혔다. 허태열 정무위원장은 이날 전체회의에서 청문회 개최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저축은행 부실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사실상 공적자금을 투입하는 내용의 '예금자보호법 개정안'도 일부 내용을 수정한 뒤 통과됐다. 수정된 개정안은 '예금자보호기금 공동계정안'을 백지화하는 대신에 '상호저축은행 구조조정 특별계정'을 설치하기로 했다. 사용목적도 저축은행 부실 해소에 한정하기로 명시했다.
금융권만의 돈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정부, 여당안과 공적자금을 투입해야 한다는 야당안을 절충한 것으로 정부와 예금보험공사가 재원을 함께 마련한다는 게 핵심이다. 해마다 예금보험료 가운데 45%를 끌어오고 여기에 정부 출연금을 5% 더하는 방식으로 기금이 조성된다. 당초 정부 계획이 금융권 공동으로 10조 원을 조성한다는 계획이었던만큼 이와 비슷한 수준에서 조달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야가 합의한 예보법 수정안은 법제사법위원회에 상정되면 10일, 11일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될 전망이다. 다만 금융권 부실을 정리하는데 10년여 만에 다시 세금이 투입되는 셈이어서 정책실패와 책임소재 논란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부산저축은행을 비롯해 저축은행들의 방만한 경영 행태가 지난해 감사원 감사에서 고스란히 파악된 것으로 드러나 금융당국의 책임론을 둘러싸고 국회 청문회의 쟁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조경태 의원은 9일 "감사원 고위 관계자로부터 지난해 저축은행 감사결과에 대한 비공개 브리핑을 받은 결과, 지난달 영업정지를 당한 부산저축은행의 경우 당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비율이 전체 대출액의 73% 달하는 등 당시에도 부실 위험이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이들 저축은행은 대출자의 의사에 반해 예금가입 등을 강요하는 구속성 예금, 이른바 '꺾기' 관행이 일반화 돼 있었고, 일부 저축은행에서는 최대 30%까지 꺾기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조 의원실은 밝혔다. 금융감독원은 대출액의 1%를 초과하는 구속성 예금을 '꺾기'로 간주하고 있다.
이처럼 감사원이 지난해 저축은행들의 부실위험과 불공정 대출관행을 파악했음에도 결국 일부 은행의 영업정지로까지 사태가 악화된데 대해 금융감독기관을 비롯해 정부의 책임론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조 의원은 "저축은행 사태가 저축은행과 금융당국을 비롯한 정부기관과의 유착관계가 빚어낸 인재(人災)라는 정황이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며 "청문회를 통해 이런 부분들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정희·전창훈 기자 ljn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