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번째 한국 투어 공연…이제 한국이 편해요"

  • 가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부산국제연극제 개막작 연출 프랑스 출신 올리비에 뒤부아 씨

부산국제연극제 개막작 연출 프랑스 출신 올리비에 뒤부아 씨

부산국제연극제 개막작의 연출가 겸 주인공인 프랑스 출신 올리비에 뒤부아(Olivier Dubois·사진)는 짧은 머리에 다부진 체격으로 무용수의 카리스마가 느껴지는 모습은 아니었다. 카페에서 동료들과 느긋하게 이야기를 하는 모습이 한국에 오래 체류한 외국인마냥 익숙해 보였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이 벌써 네 번째 한국 방문. "투어 공연을 하는 것은 그 나라, 도시와 관계를 쌓아가는 거라고 생각해요. 이제 한국이 편해요. 또 지금까지 한국에서의 공연이 성공적이라 느낌도 좋아요."

지난 1일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소개한 작품은 '프랭크 시나트라의 음악과 사랑(L'homme de L'Atlantique)'. 실험적이고 파격적이었던 이전의 작품과 달리 받아들이기 쉽게 느껴진다. "형식은 다르지만 본질적으로 작품을 통해 관객에게 질문하고 말을 건다는 점에서는 같은 거죠."

그런 그가 프랭크 시나트라를 선택한 이유도 바로 관객과 함께하고자 했기 때문. "프랭크 시나트라의 음악은 너무나 유명하고 멜로디가 귀에 익숙하기 때문에 시나트라를 좋아하든 싫어하든 간에 노래를 따라 부르거나 흥얼거리게 될 겁니다. 관객들은 노래를 부르고 저는 춤을 추면서 조화를 이루고 공감하게 되는 거죠." 그의 말처럼 실제로 프랭크 시나트라를 잘 모른다 하더라도 작품에 등장하는 '플라이 미 투 더 문(Fly me to the Moon)'이나 '뉴욕 뉴욕(New York, New York)'은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하다.

작품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바로 무대 가운데 놓인 커다란 옷장. 사람 키의 두 배는 족히 넘을 것 같은 거대한 옷장을 무대 중앙에 배치한 이유는 무엇일까. "옷장을 밀어서 닫으면 검은색의 커다란 상자가 됩니다. 고층빌딩이 되어서 맨해튼의 전경을 만들어 주죠. 닫힌 채로 늘어선 검은색의 옷장은 맨해튼의 스카이라인을 연상시켜 관객들에게 프랭크 시나트라 시기의 맨해튼에 있다는 환상을 주고자 했습니다."

가슴 한 가운데를 그으며 열어 보이는 시늉을 하더니 그는 계속해서 말했다. "옷장을 보면 그 사람의 취향, 성격까지도 알 수 있습니다. 누군가의 옷장을 열어본다는 것은 그 사람의 사적인 부분을 본다는 것을 의미하죠. 즉 옷장을 열고, 관객들이 그 안을 들여다봄으로써 프랭크 시나트라의 내면을 보고, 그를 새롭게 발견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검은색의 어두운 옷장이지만 그 안에 화려한 형형색색의 드레스가 가득 차 있는 것처럼 그 내면은 부드럽고 매우 멋진 사람이라는 걸 관객에게 보여주고 싶었단다. "듀엣 공연이지만 무대에 두 사람만 등장하는 건 아니예요. 나와, 내 파트너 마리안느, 그리고 프랭크 시나트라. 이 세 사람이 공연하는 겁니다." 프랭크 시나트라는 음악 그 자체로 또는 사물로 형상화된 모습으로 우리와 무대 위에서 만난다. 박진숙 기자 true@


당신을 위한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