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이런 짓을 …쇠제비갈매기 알, 국내 최대 번식지 신자도서 무더기로 깨진 채 발견
환경단체 "쓰레기 수거 중 깼다" 강서구청과 공방
부산 강서구 신자도에서 깨진 채 발견된 쇠제비갈매기 알. 부산환경운동연합 제공"누가 쇠제비갈매기 알에 몹쓸 짓을?"
부산 강서구의 철새서식지인 신자도에 번식 중인 쇠제비갈매기 알들이 대거 깨진 채 발견됐다. 누가 이 같은 일을 저질렀는지를 놓고 논란도 일고 있다.
지난 27일 부산환경운동연합 회원들은 쇠제비갈매기의 번식조사를 위해 신자도에 들어갔다. 쇠제비갈매기는 5월에서 7월까지 한국, 중국, 일본 등지에서 알을 낳고 8~9월에 호주와 뉴질랜드로 이동해 겨울을 보내는 철새로 낙동강 하구가 국내 최대 번식지다.
하지만 이날 조사에서 회원들은 쇠제비갈매기 알 50여 개가 한 곳에 모여 무참히 깨진 채 발견된 것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마침 이 날은 강서구청이 38명의 어민들을 투입해 신자도에 널린 폐어구 등 쓰레기를 수거하는 날이었다. 강서구청은 올해 환경부와 부산시로부터 12억 5천만 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신자도와 진우도 등 무인도의 해양쓰레기 수거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부산환경운동연합 측은 쇠제비갈매기 알들이 깨진데 대해 강서구청의 부주의와 관리소홀로 발생한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구청이 쓰레기 수거 작업 전 어민들에게 충분히 주의사항을 숙지시키지 않았을 것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번에 깨진 알들이 발견된 곳은 둥지가 아닌데다 알들이 한 곳에 집단적으로 몰려 있었기 때문에 자연적으로는 발생할 수 없다는 것. 오히려 누군가가 알들을 한 곳으로 옮긴 뒤 일부러 깨봤을 것이라는 추측을 내놓고 있다.
부산환경연합 관계자는 "번식기 쓰레기 수거작업 중 누군가가 고의로 저지른 일이 분명하기에 강서구청장을 문화재구역을 훼손한 문화재보호법 위반으로 조만간 법원에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구청 측은 천적에 의해 자연적으로 발생한 일이라고 맞서고 있다.
구청 측은 쓰레기 수거작업 전 어민들에게 쇠제비갈매기 번식과 관련 충분한 주의사항을 전달했고 주로 해안가 위주로 정화활동을 벌여 깨진 알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강서구청 관계자는 "알들이 인위적으로 깨진 것이라면 발자국이 남아 있어야 할 테지만 이를 발견할 수 없다"면서 "일부 어민이 신자도 청소 중 까마귀가 쇠제비갈매기 알을 먹는 것을 목격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황석하 기자 hsh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