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9일 '귀의 날' 이명증 증상·치료
자연의 소리로 받아들이는 정서적 치유 중요

양쪽 귀 모양이 숫자 9와 비슷해 지난 1961년부터 시행돼 온 9월 9일 귀의 날. 공해 수준의 생활소음과 소형 미디어기기의 발전에 따른 이어폰 사용의 증가로 현대인의 귀는 극심한 피로에 노출돼 있다. 9일 귀의 날을 앞두고 우리의 귀를 가장 많이 괴롭히고 있는 이명(귀울림)에 대해서 알아봤다.
#소리 없는데도 내 귀에선 "앵~앵~"
대기업 과장 김 모(38)씨는 얼마 전부터 업무로 인해 긴장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면 머리가 뜨끈해지는 경험을 하고 있다. 무더운 날씨 탓일 거라 생각해 에어컨 바람으로 머리를 식혀보고, 찬물로 세수도 해봤지만 나아지지 않았다. 이런 일이 3주 정도 지속되더니 급기야 귓속에서 모기가 앵앵거리는 듯한 소리가 들리게 됐고, 걱정 끝에 찾아간 이비인후과에서 '이명'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이명이란 외부의 소리 자극이 없는데도 신체 내부에서 느껴지는 청각 감으로, 한쪽 또는 양쪽 귀 또는 머리 속에서 소리가 난다고 호소하는 증상을 말한다. 정상적인 청력을 가진 사람도 이명을 호소할 수 있지만, 동반 증상 없이 단독으로 발생하는 경우는 드물다. 대개 난청, 현기증(어지럼증), 귀에 무언가가 들어있다는 느낌이나 귀의 통증, 두통, 전신이 축 늘어지는 권태 등과 함께 온다.
질병관리본부와 대한이비인후과학회가 공동으로 시행한 2009년 국민건강영양평가 보고에 따르면 최근 1년 이내 이명을 경험한 사람은 30세 이상 조사 대상자 가운데 19.9%를 차지했고, 65세 이상에서는 28%로 나타났다. 이명이 있다고 응답한 사람 중 성가시고 신경이 쓰이거나 잠을 이루기 힘들 정도로 생활에 불편을 주는 이명의 비율은 30세 이상에서는 31.6%, 65세 이상에서는 46.7%로 조사됐다. 이처럼 지속적인 이명이나 수면, 일, 집중 등을 방해하는 심각한 이명으로 인해 괴로움을 느낄 정도면 치료를 필요로 하는 이명의 범주에 속한다.
머릿속에서 나는 소리
현기증 · 권태 등 동반
발생 원인은 가지가지
긍정적 사고 치료 도움
#이명은 질병 아닌 증상… 난청 동반해
이명은 증상이지 그 자체가 질병은 아니며 여러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다. 이명을 발생 원인에 따라 분류해 보면 크게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달팽이관에서부터 청신경, 청각 중추에 이르기까지 청각로에서 발생하는 신경 기관에서 나오는 이명이다. 본인만 느낄 수 있고 검사자에게 들리지 않아 '자각적 이명'이라고 한다. 전체 이명의 80~90%를 차지한다.
둘째는 귀 근처 혈관의 혈류나 근육의 경련 또는 개방성 이관(귀 속의 관이 닫혀 있어야 할 때도 열려 있는 상태)으로 인해 자신의 숨소리나 말소리가 울려 들리는 것을 느끼는 경우로, 이때는 검사자가 적절한 기구 혹은 검사법을 이용해 환자가 느끼는 이명을 직접 듣거나 관찰할 수 있어 '타각적 이명'이라고 부른다. 이 경우 귀지와 같은 별로 심각하지 않은 원인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유발될 수도 있지만, 대체로 감각신경성 난청을 초래하는 소음성난청, 노인성난청, 메니에르병 등과 함께 나타난다. 중이염이나 고막천공, 이경화증과 동반되기도 한다.
자각적 이명의 대부분은 귀 안쪽의 청각세포 손상에서 유발된다. 청각세포는 소음에 과다노출되거나 노화로 인해 손상될 수도 있고, 항생제나 항암제, 아스피린, 이뇨제 등 약물에 의해서 이상을 일으킬 수 있다. 당뇨, 갑상선 질환과 같은 대사성 질환과 알레르기, 면역질환 등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재활·상담치료 꾸준히 해야
이처럼 원인이 다양한 이명은 치료 또한 단시간에 이뤄지기 힘들다. 질환으로 인한 이명이라면 약물 등으로 치료가 가능하지만, 원인이 명확하지 않다면 이명을 완화시키는 방법을 택한다. 주로 이명을 만드는 신경계에 전기자극으로 영향을 주거나 뇌에 자기장에 의한 새로운 전류의 흐름을 만들어주는 방법이다.
청신경계의 이상신호를 이명으로 받아들이는 잘못된 인식과정을 교정하는 이른바 '이명재훈련치료법'은 이명에 대한 불안과 걱정, 잘못된 인식, 귀찮음 등의 정서적·감정적 증상을 인지하지 못하게 하는데 치료의 목적이 있다. 즉, 이명을 의미없는 자연스러운 소리로 인식하도록 신경회로망에서 재편성하고, 필요하고 중요한 소리와 구별하도록 재구성하는 과정인 것이다. 이명재훈련치료는 면담과 청각·임상검사를 통해 증상의 정도와 원인을 찾아낸 뒤, 지속적인 상담과 청각에 자극을 주는 소리치료를 6개월~2년 정도 시행하고, 3개월 간격의 관찰 모니터링 상담을 받는 식으로 진행된다. 환자 65~80%에서 증상이 호전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한편, 이명에 대한 잘못된 정보로 인해 부정적인 인식과 편견을 갖게 되면 증상을 악화시킬 뿐만 아니라 우울증, 불안증 등과 같은 정신과적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다. 이 때는 우선 자신이 심각한 질환이 아니라는 점에 확신을 갖고, 상담치료에 좀더 비중을 두고 치료에 임한다. 또한 평소 너무 조용하거나 큰 소리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환경은 증상을 심화시킬 수 있으므로 피한다.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
도움말=부산대병원 이비인후과 공수근 교수·대한이과학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