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역 환경미화원 계약서 따로 임금 따로
민간 청소위탁업체들이 청소부의 임금을 착복하고 있는데도 관할 구청들마다 단속에 손을 놓고 있다. 부산일보DB지자체로부터 청소 업무를 위탁 받은 일부 민간 청소용역업체들이 정부가 정한 지침을 어겨가며 환경미화원들에게 계약서보다 적은 임금을 지급한 의혹이 구청 행정사무감사에서 잇따라 제기됐다.
지난달 25일 열린 부산 사하구청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사하구의회 임영순 의원은 "사하구와 계약한 민간 청소위탁업체인 A사와 B사 두 업체가 소속 청소미화원들에게 지급되어야 할 복리후생비를 10만~50만 원 적게 지급하는 방식으로 착복한 인건비가 월 2천500여만 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사하구 청소위탁업체 청소미화원 복리후생비 착복
계약서로는 199만 원… 실수령액은 160만 원 불과
"제대로 지급 손에 꼽을 정도" 지자체 관리 소홀 질타
사하구의 생활폐기물을 수집, 운반하는 A사와 B사는 지난 6월부터 각각 청소미화원 80명에게 계약서에 별도 항목으로 편성돼 있는 식비와 교통 보조비 등의 '복리 후생비'를 따로 지급하지 않고 임금의 일부분으로 포함시켜 지급하는 방식으로 직원들의 '복리 후생비'를 챙긴 의혹을 받고 있다.
A사의 경우 지난 6월, 구청으로부터 청소미화원들의 임금으로 1억 6천600여만 원을 수령했으나 실제로는 복리후생비를 제외하고 1억 4천400여만 원만 집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A사 문전수거원의 경우 계약서상 1인당 199여만 원의 임금을 받아야 하지만 실수령액은 160만 원가량이다. B사는 이 같은 방식으로 6월 268만 원, 7월 283만 원가량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임 의원은 "이 같은 방식으로 임금을 지급할 경우 계약기간인 2011년 6월부터 12월까지 미지급된 임금은 총 1억 7천여만 원에 이른다"며 "구청의 소홀한 관리감독과 업체의 잘못된 경영방식으로 청소미화원들이 피해를 본다"고 주장했다.
영도구청에 대한 영도구의회의 행정사무감사에서도 이 같은 의혹이 제기됐다. 영도구와 지난 6월 계약한 C사와 D사는 이 같은 방식 등으로 각각 매달 2천여만 원과 1천200여만 원가량의 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행정안전부는 용역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해 지난 2006년 12월 각 지자체에 '환경미화원들에게 낙찰하한율 예정가격의 87.7% 이상의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이 같은 문제가 끊이지 않자 환경부도 지난 10월 11일 '폐기물관리법시행규칙'을 제정해 고시했지만 부산 지역 지자체에서는 여전히 잘 지켜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행정안전부가 7일 국회 환노위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민간업체와 청소용역계약을 맺은 지자체 188곳 중 106곳이 행안부의 지침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한 업체 관계자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계약 당시보다 오른 차량 수리비와 유류비 등을 반영하면 인건비를 맞추기가 어렵다"며 "직원들에게 지급되지 않은 임금은 연말까지 상여금이나 수당의 형태로 지급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청소위탁업체 근무자들로 구성된 민주노총 전국민주연합노조 이봉주 부산본부장은 "부산 시내 지자체와 계약한 35곳 업체 중 계약서상의 임금을 제대로 지급하고 있는 업체는 손에 꼽을 정도"라고 꼬집었다.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