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부산교구청, 돌산공원서 올해 마지막 무료급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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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색 지우고 손님 대접하듯 3년째 '푸른밥상' 식탁 앞 배달

천주교 부산교구청이 운영해 온 '밥한그릇' 무료급식사업의 올해 마지막 급식일인 20일 부산 남구 돌산공원에서 황철수 주교가 주민들에게 식사를 가져다주고 있다. 이재찬 기자 chan@

푸른 식탁들이 마을 공원을 가득 메웠다. 하나둘 주민들이 모여들어 식탁에 앉았다. 정작 배식대 앞에 줄을 선 이들은 자원봉사자들이다. 조금 전까지 팔을 걷어붙이고 식사 준비를 하던 이들이었다.

밥도 반찬도 푸짐한 식판이 속속 식탁으로 배달됐다. 봉사자들이 식탁으로 밥을 가져다주는 독특한 풍경이 연출됐다. 식당에서 손님을 대접하듯이. 베푸는 쪽에선 베푼다는 생각을 하지 않으려 애쓴다는 인상을 줬다. 마을 주민들도 모처럼 이웃을 만나 자연스럽게 얘기를 나눌 뿐이었다. 주민 이옥재(74) 씨는 "밥도 좋고 이웃들 만나 얘기도 나눌 수 있어 3년째 여기서 밥을 먹는다"고 말했다.

화요일마다 '밥한그릇' 주민 400명 단골

20일 오전 11시 부산 남구 문현동 돌산공원에서 벌어진 풍경이다. 천주교 부산교구청이 지난 2009년부터 운영해 온 '밥한그릇' 무료급식 사업이 펼쳐지는 곳이다. 매주 화요일이면 400명가량 찾아와 점심을 먹는다.

천주교에서 운영하지만 종교적 색깔은 가급적 배제한다. 벌써 3년째이지만 외부에서 잘 모르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곳엔 부산교구청 신도를 주축으로 한 자원봉사자 50~60명이 와서 일한다. '세상의 빛과 소금이 돼라'던 예수 말씀을 따르려는, 자발적인 발걸음이다. 부산교구청에서는 로사리오카리타스라는 사회복지법인을 따로 만들어 사업을 맡긴다. 이 사업은 더 많은 나눔의 기회도 만들고 있다. 가장 힘든 이들은 거동이 불편해 집 밖으로 나오기조차 어려워 무료급식소 같은 곳도 찾지 못하는 이웃들. 자원봉사자들이 직접 집으로 밥을 배달하는 일에도 동참한다.

이날 급식은 올해 급식을 마무리하는 자리였다. 황철수 주교는 "금융위기니 환경위기니 위기란 말을 많이 쓰는 시대다. 더 많이 가지려고 하고 욕망만 추구하는 경향 때문인 것 같다. 돈도 물자도 많아졌지만 위기와 결핍은 커지지 않았나. 이웃과 함께 나누면서 자기 비움과 절제를 통한 사회의 건전한 가치를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영한 기자 kim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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