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역 농사 망쳤다" 기장·서생 종묘 대량 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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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기장과 울산 서생지역 미역 양식장에서 지난 10월 말부터 11월 사이 이식한 종묘가 집단폐사하고 있다. 사진은 기장군 대변항에서 채취한 미역을 손질하고 있는 모습. 최성훈 기자 noonwara@

"올해 미역 농사는 완전히 망쳤습니다. 한창 자라고 있어야 할 종묘가 흔적조차 없으니…."

부산 기장과 울산 서생지역에서 양식 중인 미역의 종묘가 대량 폐사해 어민들의 큰 피해가 우려된다. 23일 부산 기장군과 울산 울주군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기장군 기장읍과 일광면 앞바다에 양식 중인 미역 종묘가 대량 폐사하고 있다. 폐사한 종묘는 지난 10월 말부터 11월에 이식한 것으로, 미역의 경우 30∼50%가 이미 폐사했고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10월 말~11월 이식분 절반 사라져… 어민 울상
수온 상승 탓 추정 속 수과원 등 원인 찾기 분주


어민들은 해상 양식장 밧줄에서 미역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며 울상이다. 미역은 2~5㎜ 크기의 종묘를 밧줄에 붙여 두면 1개월 뒤 20㎝ 정도로 성장한다.

기장 앞바다에서 3㏊ 크기의 양식장을 운영하는 김 모(50) 씨는 "지난달 이식한 종묘의 상당수가 폐사했고 더 이상 종묘도 구할 수가 없어서 속수무책으로 손을 놓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반면 10월 중순께 이식한 종묘는 건강하게 자라 최근 수확이 이뤄지고 있다.

미역종묘가 대량 폐사하자 기장군은 국립수산과학원 해조류바이오연구센터에 원인 조사를 의뢰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미역 종묘의 폐사 원인을 '수온' 때문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기장 앞바다의 경우 11월 평균 수온이 15∼16도가량이지만 지난달은 17∼18도로 예년보다 1∼2도 높았고, 최고 4도까지 차이가 났던 것으로 조사됐다. 어린 미역 종묘는 수온 변화에 매우 민감한데 이 정도의 온도 차이면 폐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기장군 관계자는 "수산과학원으로부터 예년보다 2도가량 높은 수온 때문에 종묘가 대량 폐사했을 것이라는 조사결과를 통보받았다"며 "지구 온난화가 원인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양식어민 김 씨는 "같은 시기, 같은 곳에서 가져 온 종묘인데도 밧줄에 이식한 것은 폐사했지만 바다에 넣어 둔 것은 멀쩡했다"면서 "폐사 원인이 수온 때문인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서생 앞바다에 양식 중인 미역 종묘도 대량 폐사하기는 마찬가지다. 서생지역도 기장처럼 10월에 이식한 종묘는 잘 자라는 반면 지난달 중순부터 이식한 종묘의 30∼40% 정도가 폐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울주군과 국립수산과학원도 지난 21일 서생 앞바다의 양식장을 찾아 폐사 원인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울주군 관계자는 "조사결과가 2주일 뒤 나올 예정이지만 서생 앞바다와 기장 앞바다가 멀리 떨어지지 않아 폐사 원인은 비슷할 것 같다"고 말했다.

기장미역으로 유명한 기장에서는 350㏊의 양식장에서 연간 2만 7천여t(184억 원 상당)의 생미역이 생산되고 있으며 서생지역에는 167㏊의 양식장에서 3천500t이 생산되고 있다.

기장이나 서생과는 달리 울산 북구 강동과 정자 앞바다에서 양식 중인 미역 종묘는 현재까지 별 이상이 없어 대조를 보이고 있다. 이곳에서는 43㏊의 양식장에서 연간 1천200t가량의 생미역이 생산되고 있다. 김태권 기자 ktg66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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