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 지하철 타고 찾은 부산 도심 박물관 2곳
등잔 밑이 어둡다더니 … 이런 곳이 있었네^^
세계민속악기박물관의 강호순 학예실장이 칠레의 전통악기 '레인스틱'으로 빗소리를 내어보이고 있다.새해다? 아니, 방학이다. 주부들 입장에서야 해가 바뀐다고 특별히 바뀌는 것도 없다. 새해가 온 것보다 아이가 학교에 안 가는 것이 더 절실하게 피부에 와 닿는다. 식단도 다시 짜야 하고, 학원 시간도 조정해야 한다. 그러나 가장 신경 쓰이는 것이 바로 '겨울방학 체험학습'. 주말 여행도 아이들의 교육을 중심으로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 부모님들을 위해 부산 시내의 아~주 재미있으면서도 의외로 교육적인, 이색박물관 두 곳을 소개한다. 굳이 멀리 떠나지 않아도 된다.
아주 재미난 8개의 과학 테마관
· 연지동 LG사이언스홀
지난 2008년과 2009년 두 차례의 리모델링을 거쳐 8개 테마관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미래에너지관'을 시작으로 '생명과학관' '디지털관' '로봇가상현실관' 등 다양한 주제와 알찬 콘텐츠에 비해 의외로 부산 시민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곳.
왠지 대기업 홍보관 같은 이미지. 그러나 전혀 그렇지 않다. 부산에 위치한 과학 원리를 테마로 한 전시관 중 이곳만큼 '재미있는' 곳은 없다. 더욱 매력적인 것은 이 정도의 높은 수준의 콘텐츠를 갖추고도, 무료라는 점이다.
각 테마관에서는 먼저 해설자로부터 테마관의 주제에 대해 다양한 영상자료와 함께 간략한 설명을 듣는다. 그리고 그 설명의 내용들을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게임으로 직접 체험하게 된다.
예를 들어 '미래에너지관'에서는 태양광에너지를 이용한 자동차 경주로 친구들과 레이싱을 벌일 수도 있고, 제 손의 체온으로 물을 데우는 신기한 체험도 가능하다.
도중에 연극 무대도 있다. 실제로 과학실험을 테마로 짧은 연극이 진행된다. 색깔이 바뀌는 화학 실험, 액체질소 폴리우레탄폼으로 빵 만들기 등 연극이 아니라 흡사 마술이다.
개개인이 자유롭게 둘러보며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그룹을 만들어 투어 형식으로 진행된다. 투어는 15~20분 간격으로 출발하며 한 그룹이 투어를 끝내는 데 걸리는 시간은 1시간 45분 정도. 그래서 인터넷 예약이 필수다. 늦어도 방문일 하루 전까지는 홈페이지에 들러 예약을 해야한다. 사실 평일에는 개인 관람객 예약을 받지 않는다. 평일 예약은 30인 이상 단체만 가능하다. 개인이나 가족 예약은 토요일뿐. 그러나 겨울방학 기간 중에는 평일에도 개인 예약이 가능하다. 일요일, 공휴일 휴관.
▶문의=www.lgscience.co.kr, 051-808-3600.
▶가는 길=시내버스 44, 54, 63, 81, 133번 LG사이언스홀 정류소에서 걸어서 2분 거리.
90여 개국 500여 점 악기
· 용두산공원 세계민속악기박물관
용두산공원에도 튀는 박물관이 있다. 부산타워 옆 팔각정에 위치한 세계민속악기박물관이다. 박물관은 2개 층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1층은 현악기와 관악기를 전시하고 2층은 타악기 체험관으로 꾸몄다. 1, 2층을 합해 모두 세계 90여 개국에서 온 500여 점의 악기가 전시되어 있다.
"악기는 단순히 음을 내는 도구가 아닙니다. 악기는 그 당시 문화사의 반영입니다." 박물관의 강호순 학예실장의 설명이다.
티베트의 캉글링은 인간의 무릎뼈로 만들었다. 인간의 몸에서 비롯된 소리는 영험함의 상징이었다. 싱잉볼 역시 티베트의 악기다. 우리의 놋그릇같이 생겼다. 짧은 막대기로 표면을 문지르니 그릇 안에서 소리가 울린다. 손 위에 올려놓고 소리를 내어보니 그 공명이 온몸을 타고 퍼진다. 그러고 보면 티베트에서는 인간의 몸에서 소리를 내는 것에 관심이 많았나 보다.
이처럼 악기를 통해 세계 여러 민족의 문화를 간접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강 실장의 친절한 설명을 듣노라면 좁은 박물관은 어느새 지구촌 전역으로 확대된다.
2층에서는 단순히 악기를 눈으로 구경하는 것을 넘어 직접 연주해 볼 수 있다. 세계 각국의 타악기를 두드리다 보면 스트레스도 사라져 버린다. 한국의 장구를 닮은 녀석에 눈길이 갔다. 인도의 다므루라는 악기다. 장구의 원형이라고. 흔들면 빗소리가 나는 칠레의 레인스틱은 집에 매달아 놓고 매일 빗소리를 듣고 싶을 정도다. 입장료 어른 2천500원, 어린이 2천 원. 매주 월요일 휴관.
시간이 되면 같은 용두산공원 내에 자리잡고 있는 '세계모형선박전시관'도 들러보자. 우리나라 옛 선박부터 현재의 독도함은 물론, 타이태닉이나 미주리호처럼 세계사에서 유명한 선박 80여 척의 모형들이 한 바다에, 아니 한 방 안에 모였다.
▶문의=www.busantower.org, 051-245-5025.
▶가는 길=부산도시철도 1호선 남포역에서 내려 걸어서 10분 거리.
글·사진=김종열 기자 bell10@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