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권장 LED가 불법?" 간판 단속에 상인들 반발

  • 가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부산지역 지자체들이 시가지에 무분별하게 범람하고 있는 불법 LED(발광 다이오드) 간판에 대해 대대적인 일제 정비에 나서면서 곳곳에서 상인들과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

부산시는 지난달 말 부산시 산하 16개 구·군에 3월 5일까지 불법 전광판 광고물을 일제히 단속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부산지역 주요 시가지와 상가 밀집지역 등에 LED 광고판의 불법 설치가 무차별적으로 이뤄지면서 수면권과 도시 미관을 해치는 것은 물론 야간 착시 현상으로 인한 교통사고 위험까지 높이는 등 '빛 공해'가 도를 넘어섰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부산시, 빛공해 이유 일제정비 지침 내려
상인들 "수년 써왔는데 뒤늦게 단속" 불만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 시행령' 31조 등에 따르면 전용주거지역과 일반주거지역, 시설보호지구에는 LED 광고판 등 전기를 이용하는 광고물을 사용할 수 없다. 특히 휴대전화 대리점이나 부동산 중개업소 등에서 흔히 쓰고 있는 '문자 변환 LED 전광판'이나 광원이 직접 노출되는 LED 간판은 관할 지자체 허가를 받지 않아 대부분이 불법 광고물에 해당한다.

이번 특별 단속을 통해 정비 대상에 포함되는 LED 광고물은 부산지역에서 수천 개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부산진구의 경우 최근 부전동 쥬디스태화 인근의 휴대폰 판매점 밀집 지역에 대해 현장 조사를 실시한 결과 모두 60개의 불법 LED 간판을 적발했다. 영도구는 도로변과 상가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169개의 LED 관련 위법 사항을 단속했다.

이번에 적발된 불법 LED 간판 소유주들은 자진 정비 기간인 다음달 5일까지 해당 시설을 철거하거나 규격에 맞게 변환해야 하며, 이를 어길 경우 규격에 따라 연간 20만~500만 원의 이행 강제금을 물게 된다.

하지만 상당수 상인들은 아무런 제재 없이 수년간 사용해 온 간판을 이제 와서 뒤늦게 철거하라는 것에 대해 납득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대부분의 상인들이 불법이라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데다, 전기료가 절감된다는 설치업자들의 말만 믿고 설치했다 연락두절 등으로 결국 100만~200만 원을 주고 설치한 LED 광고물을 폐기 처분해야 하는 처지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영도의 식당 업주 김 모(52) 씨는 "정부에서도 전력 절감을 위해 전기가 적게 먹는 고효율의 LED 사용을 권장하고 있고, 상인들도 너나없이 LED 간판을 사용하고 있어 이게 불법에 해당하는 지 몰랐다"며 "시가지 간판 디자인 사업을 한다며 한 쪽에서는 LED 사용을 권장하고, 다른 쪽에서는 철거하라고 하니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영도구 관계자는 "허용 기준 이상으로 크기가 큰 것과 개수가 많은 것, 아크릴 등으로 외부를 덮지 않고 광원이 직접 노출되는 것은 원천적으로 불법"이라며 "광고물 업체 등을 상대로한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불법 광고물 설치를 원천 차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


당신을 위한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