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주변 암 발생 전면 재검증하라"
반핵 · 환경단체 '원전 주변지역 역학조사' 분석 결과 파장 확산

인근 주민 전체 대상 건강영향평가 등 촉구
'핵 없는 세상을 위한 의사회'(반핵의사회)와 환경운동연합, 김상희 민주통합당 의원이 11일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지난해 국정감사 당시 받은 '원전 종사자 및 주변지역 주민 역학조사 연구' 보고서의 원자료를 1차 분석한 결과를 발표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날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에서 열린 춘계학술대회에서 반핵의사회 소속인 주영수(한림대) 교수는 "원자료를 재검토한 결과 전국 원전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일반인에 비해 염색체 이상이 배 가까이 높고, 원전 주변지역(원전 반경 5㎞ 이내)에 거주하는 여성들의 경우 갑상선암 발생률이 다른 대조지역(5㎞ 이외)보다 2.5배나 높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발표했다.
교과부는 지난 20년간 부산 고리, 전남 영광, 경북 월성, 울진 등 4개 원전 주변 지역 주민들과 원전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암 발생에 대한 역학조사를 실시했다. 이 연구를 수행한 서울대 의학연구원 원자력영향·역학연구소는 지난해 12월 11일 발표에서 '원전 방사선과 주변지역 주민의 암 발병 위험성 간의 인과적 관련은 없다. 통계적 유의미성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으나 이를 정면으로 뒤집은 결과물이다.
이에 대해 주 교수는 "이(2.5배 수치)는 지난해 교과부의 발표에도 담겨 있는 수치다. (정부는) 연구에 포함된 원전 종사자의 수가 적고 추적기간이 충분하지 않아 암 발생위험도 분석과 (방사)선량-반응관계 분석은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역별 방사선 관련 암 발생률 및 상대위험도(여자)'를 보면 위암·폐암 등 전체 방사선 관련 암은 발생률이 원전 주변지역(원전 반경 5㎞ 이내)은 190.5로, 근거리 대조지역(원전 반경 5~30㎞)의 182.3, 원거리 대조지역(원전 반경 30㎞ 이상)의 147.0보다 높게 나타났다. 특히 갑상선암은 원전 주변지역이 61.4로 근거리 대조지역의 43.6, 원거리 대조지역의 26.6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
주 교수는 "원전 주변지역 여성에게 갑상선암이 더 많이 발생하는 원인과 원전과의 관련성에 대한 정밀한 추가조사와 함께 거주기간·거리 등을 이용한 세분화된 분석, 원전 소재지역과 전국의 암발생률 비교 등 다양한 연구 방법을 동원해 원전으로 인한 건강 피해를 철저히 확인하고 모니터링할 수 있는 추가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반핵의사회 등 단체는 11일 낸 성명에서 "이번 재검증 결과는 핵발전소에서 대형 사고가 나지 않아도 주변 주민들의 건강에 치명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명백히 보여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명박 정부는 원전 확대를 위해 무려 20년에 걸쳐 이뤄진 소중한 연구 결과를 완전히 무의미한 것으로 만들려 했다"며 "갑상선암뿐 아니라 다른 암의 발생률은 어떠한지, 암이 아닌 다른 질병 발생의 가능성은 없는지 등 전면적 연구의 재검증과 핵심자료 공개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들은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원전 종사자 및 주변지역 주민 역학조사 연구'의 신뢰성과 정확성을 검증할 민간 검증단 구성 △주민건강 연구에 필요한 핵심자료 공개 △원전 주변 거주민 전체를 대상으로 한 건강영향 평가 당장 실시 등을 촉구했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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