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읽기] 똥이 밥이다 / 김성균 외
더럽다고요? 생명 순환의 고리랍니다

수세식 화장실에서 볼일을 본 뒤 레버를 누르면 배설물보다 몇 배나 더 많은 물이 배설물을 씻어 내린다. 배설물은 금방 시야에서 사라진다. 그 뒤 똥과 오줌은 정화조에 담겼다가 더 멀리 흘러가 분뇨 처리장에 모여 처리된다. 수세식 변소에서 성인이 하루에 소비하는 물 사용량은 42리터. 가정 용수의 3분의 1에 달한다. 수세식 화장실 시스템에서 똥은 수자원 낭비를 부추기고 자연을 훼손하는 애물단지다.
'푸세식' 뒷간에서 똥의 운명은 다르다. 밭으로 보내져 쌀과 채소를 만드는 거름이 된다. 바람, 물, 태양, 흙의 에너지를 모아 다시 입으로 들어오는 것이다. 푸세식 뒷간은 돌고 도는 우주 순환의 세계관과 자연의 원리에 순응하는 공간이다. 직선적 세계관인 수세식 화장실과의 차이점이다.
'똥이 밥이다'는 더럽다고 여기는 똥을 생명 순환의 고리로 보는 책이다. 종교적 관점에서 똥을 바라보거나 인간이 똥을 대하는 자세를 다룬다. 한국과 유럽의 생태 뒷간을 탐방한 기록도 실었다. 환경, 생태 전문가인 저자들은 생태 뒷간을 철학적으로 복원하는 것만이 생태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이라고 본다. 김성균 외 지음/이학사/150쪽/9천 원. 김상훈 기자 nea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