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화와 근대화의 부산 풍경 [부산ART 21] 배동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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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화와 근대화라는 이름으로 전통이 와해되는 혼란의 시기, 경제성장이 목표였던 1970년대 전후의 부산 풍경을 담은 사진들이 고은사진미술관에 걸렸다.

당시의 한국 사진은 점차 사라져가는 농촌의 풍경이나 전통의 모습을 담은 작가들의 사진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부산의 경우는 조금 달랐다. 사람들의 모습과 삶의 풍경을 조명하면서도, 작가 개인의 개성이 드러나는 리얼리즘 사진이 나타난 것이다.

<배동준, 근대적 풍경의 탐구> 전은 부산 사진의 2세대로 불리는 배동준의 작품세계를 보여준다. 작가는 자신이 처음으로 사진을 배웠던 1956년부터 중기에 해당하는 1980년대 초반까지의 작품들을 선별했다. 미술관의 지하 전시관에는 흑백으로 된 초기 사진들이, 1층에는 흑백과 컬러 사진들이, 이어 2층에는 컬러 사진들이 걸려있다.

미술을 전공했던 작가의 사진에서는 독특한 조형적 간결함이 느껴진다. 항구에 정박한 여러 척의 배는 프레임 속에서 안정된 구도를 보여주고, 기와집 기둥과 문짝은 마치 몬드리안의 작품 속 정돈된 사각의 틀을 연상시킨다.

 

  
 

그는 스스로 "부산 사진의 1세대인 정인성, 임응식 선생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자신은 "인물의 표정을 클로즈업하기 보다는 풍경에 조화롭게 녹아든 사람들을 와이드샷으로 보여주고 싶었다"면서 진화된 차별성을 강조했다.

배동준은 항상 대상과 일정한 거리를 둔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시작적 장엄함을 선사하는 압도적인 풍경이 아니라, 정서적 교감과 공감이 이뤄지는 삶의 공간 그 자체다. 그런 점에서 그의 전시는 현대의 딱딱하고 각박한 풍경보다는 낭만이 살아있는 근대의 풍경을 다시 사유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김경희 기자 mi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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