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조, 물길 막은 4대강 사업의 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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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녹조가 다소 진정된 서울 원효대교 인근 한강에 물고기가 죽은 채 떠 있다. 이번 주 비가 내리고, 무더위도 누그러지면서 녹조는 잦아들 것으로 전망된다. 연합뉴스

이번 주 폭염이 주춤하고 비가 내리면서 낙동강의 녹조도 잦아지는 분위기다. 하지만 시민들은 '부산의 먹는 물은 이상이 없나' 하는 불안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최근 녹조 사태의 원인과 전망을 짚어본다.

낙동강 합천창녕보 수질예보제 '관심' 발령
폭염·인위적인 보 건설로 조류 대량 증식
먹는물 불안감… 독소는 정수장서 걸러져


△합천창녕보, 조류 관심 단계=녹조는 식물성 플랑크톤인 조류(藻類)가 번성해 물빛이 녹색이 되는 현상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낙동강 상류 의성 낙단보의 남조류 세포 수는 지난 6일 ㎖당 6만 9천882개에서 11일 2만 6천400개로 줄었다. 중류 칠곡보도 4만 650개에서 3천513개로 크게 감소했다.

그러나 합천창녕보는 6만 6천586개에서 13만 5천352개로 증가했다. 지난 9일 오후 5시 합천창녕보에는 수질예보제상 '관심' 단계가 발령됐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13일 관계기관 조류 대책 회의까지 열었다.

환경부 낙동강유역환경청은 13일 "수온 상승으로 낙동강 8개 보에서 남조류가 번성하고 있다. 앞으로 무더위가 지속될 경우 녹조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한강은 지난 12일부터 비가 내리고 댐 방류량을 늘리면서 녹조와 냄새 물질이 줄었다.

부산의 취수원인 낙동강 하류 김해 매리와 양산 물금 지역 조류 농도는 걱정할 수준은 아니다.

△먹는물 안전하나=녹조가 번성하면 물 표면을 덮으면서 물속 용존산소량을 떨어뜨린다. 심하면 물속 생물들이 죽고 악취가 난다.

먹는물 측면에서는 먼저 흙냄새와 비린내가 문제다. 남조류의 한 종류인 '아나베나'가 분비하는 '지오스민'이라고 하는 냄새 유발 물질 때문이다. 환경부 권고기준은 20ppt(1ppt=1조 분의 1)다.

한동안 수도권 식수원인 팔당호에서 이 문제가 심각했다. 다행히 지난 11일 지오스민 농도가 239ppt로 전날 968ppt에서 75% 감소했다.

환경부는 조류로 인한 냄새가 문제가 되자 각 지자체에 고도정수처리시설 설치를 조속히 추진할 계획이라고 지난 7일 밝혔다.

독소도 문제다. '미크로시스틴'과 '아나톡신'에 함유된 독성 물질이 간질환 따위를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남조류의 한 종류인 '미크로시스티스'와 '아나베나'에서 생성된다.

부산시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남조류가 있다고 무조건 독성 물질이 생기는 것은 아니고 자신들이 생존을 위해 독소를 생성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며 "독성 물질은 정수과정에 대부분 걸러진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지난 10일 "한강과 낙동강 수계 정수장에서 조류 독성은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보 때문에 심해져=올해 녹조는 유난히 심하다. 부산시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낙동강 중·상류, 대청호, 팔당댐, 북한강 등 이렇게 전방위적으로 녹조가 발생하는 것은 아주 이례적이다"고 말했다.

지난달 하순부터 이어진 폭염이 큰 영향을 줬다. 일조량 증가, 강수량 부족은 녹조를 부추긴다.

또 주목할 만한 것이 인위적인 환경이다. 4대강 사업으로 보가 들어서 유속이 느려진 게 녹조 사태를 악화시킨 것으로 의심된다. 정부가 4대강 사업에 맞춰 수질예보제를 도입한 데서도 이런 우려를 엿볼 수 있다.

환경부 스스로 지난 3월 댐과 보가 건설돼 상수원 체류 시간이 늘고 기후온난화가 겹쳐 조류 대량 증식 가능성이 높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그렇다면 4대강 사업이 한창이던 지난해에는 왜 심하지 않았을까.

전문가들은 지난해 평년보다 많은 비가 내린 데다, 4대강 사업 공사가 한창 진행돼 녹조 생성 조건이 상대적으로 좋지 않았다고 본다.

부산시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비가 많이 오면 표면 산란으로 조류의 성장·증식이 방해되고, 흙탕물이 일면서 조류의 광합성을 막아 번성을 막는 효과가 있다"고 말한다.

일단 계절적으로 햇빛이 약해지고, 비도 내리면서 앞으로 녹조는 수그러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올해 같은 자연조건이 갖춰진다면 언제든 조류 번성의 가능성은 있다.

김마선 기자 m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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