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노조' 부산 노동계 지각 변동

  • 가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 전경. 부산일보DB

시행 1년이 된 복수노조가 부산지역 노동계의 판도를 뒤바꾸고 있다.

지역 내 매출 2위 업체인 한진중공업에 이어 1위 기업인 르노삼성자동차도 복수노조 체제를 곧 갖출 전망이다.

르노삼성차 내 근로자들로 구성된 사원대표자회의(이하 사대위)는 20일 대의원 임시총회를 거쳐 9월 초순께 노동조합 설립 신고서를 고용노동청에 제출할 예정(본보 17일자 9면 보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중 이어 르노삼성도 곧 새 노조 출범

지난해 7월 도입 후 지역 52곳에 복수노조



사대위는 르노삼성차 내 연구소와 디자인 파트 인력 1천여 명을 제외한 직원 4천500여 명 중 4천 300여 명이 가입돼 있는 사내 조직이다.

르노삼성차에는 사대위에 앞서 지난 2011년 8월 설립된 금속노조 소속 르노삼성차지회가 있어 르노삼성차는 조만간 복수노조 체제가 된다.

부산 지역 매출 2위 기업인 한진중공업은 지난 1월 복수노조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현재 한진중공업에는 기업별노조인 한진중공업노조와 산별노조인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가 양립해 있다.

한진중공업노조는 금속노조에서 탈퇴한 조합원을 포함해 조합원 과반수를 확보한 뒤 지난 7월 한진중공업지회로부터 단체협상 교섭권을 넘겨받아 회사와 교섭 중이다.

한진중공업 내 두 노조는 지난 1월 한진중공업노조의 설립 이후 교섭권 이양 여부 등을 두고 수차례에 걸쳐 마찰을 빚었다.

한진중공업지회는 한진중공업노조가 허위로 조합원 수를 부풀렸다는 의혹을 제기한 반면 한진중공업노조는 "한진중공업지회가 회사와의 교섭에서 아무런 가시적인 성과를 얻지 못했다"며 비판했다.

부산지방고용노동청에 따르면 지난 2011년 7월 1일부터 지난 16일까지 부산 지역에서는 설립된 복수노조는 52개다. 경남 지역에서는 48개, 울산은 31개 사업장에 복수노조가 생겨났다.

부산 지역의 경우 조합원 수가 10명 이하인 노조가 37개, 11명 이상~ 20명 미만인 복수노조는 9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20명 이상인 복수노조는 6개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에서는 지난 2011년 7월 복수노조 허용 이후 노동조합 수는 700여 개가 늘었으며, 조합원 수도 7만 6천809명이 늘어났다.

복수노조의 도입 이후 정부와 재계는 노조 활동이 합리화되고 현장 근로자들의 목소리가 잘 반영된다는 평가하고 있다.

이에 반해 노동계는 복수노조로 인해 기존 노조의 활동이 무력화되거나 와해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부산 지역 한 기업 관계자는 "복수노조의 도입 이후 노사 문제에 대한 민주노총 등 상급 노조의 개입이 줄어들어 노사 관계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반해 강신준 동아대 경제학과 교수는 "복수 노조의 확산은 장기적으로 볼 때 부산을 비롯해 대부분의 사업장에서 조합원들의 결합력을 떨어뜨리는 역기능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고 내다봤다.

강 교수는 "기업 내 노조 간의 힘의 균형이 한 쪽으로 쏠릴 경우 회사는 자신의 입맛에 맞는 노조를 지원하게 되는 것이 순리"라며 "이는 곧 조합원들의 의견 개진에 큰 제약이 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중앙노동위원회 공익위원인 류장수 부경대 경제학과 교수는 "복수노조 제도 시행 이후 최근 중노위의 심판 안건 3건 중 1건은 복수노조와 관련한 안건이다"며 "복수노조와 관련한 분쟁은 노사 분쟁의 '핵'으로 부상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당신을 위한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