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강을 연어의 모천으로] 3부 이제는 실천이다 - ② 통합 행정이 우선이다
하천 관련 사업 기획·관리할 통합 조직 만들어야
울산시가 '태화강기획단'이라는 한시적 통합 조직을 신설, 운영하면서 지난 2003년부터 적극적으로 강 살리기를 추진한 결과 태화강은 국내 최대 백로 서식지로 거듭났다. 울산시 제공수영강에 연어가 돌아오게 할 '수영강 생태복원 2020 프로젝트'는 부산시 환경녹지국에서 추진한다. 그러나 현재 용역이 진행되고 있는 '수영강 하류 생태하천 복원사업'은 건설방재관 산하 하천관리담당관실에서 추진하고 있다. 같은 수영강을 놓고, 서로 다른 두 개의 부서가 각자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꼴이다. 심지어는 금정구, 수영구, 해운대구 등 수영강을 접하고 있는 일선 구청에서도 하천 사업을 벌이고 있다.
하천업무, 현재 건설·환경 2개 부문 분리
환경단체 "생태 고려하면 환경 쪽으로 통합"
'수영강 프로젝트 특별팀' 한시 조직 여론도
■ 계획 따로, 공사 따로
지난 달 10일 부산시청에서 열린 '수영강 생태복원 2020 프로젝트 시민 대토론회'에서 공통적으로 제시된 의견 역시 하천 통합 관리에 대한 주장이었다.
부산시 환경녹지국 환경정책과 전형섭 과장은 이날 "분산된 하천업무를 2008년부터 시에서 총괄 관리 운영해 하천 운영 효율성을 증대시켰다"는 내용으로 발표를 했다.
그러나 환경단체의 주장은 다르다. '생명그물' 이준경 정책실장은 "부산시가 2008년에 온천천 통합관리부서를 만들었는데 1년 예산이 2천만 원에 불과했다"며 "그 조직마저도 작년에 해체돼 지금은 통합 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부산시 관계자는 "각 구청과 시 유관부서에 흩어져 있던 하천업무를 지금은 하천관리과에서 총괄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건설방재관 산하 하천관리담당관실이 생기면서 전체 하천에 대한 계획을 종합적으로 담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천관리담당관실의 한 공무원은 "지방하천 계획과 국비 확보 같은 큰 업무를 시에서 다 하고 있다"며 "공사만 건설본부나 구·군에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하천의 통합관리를 담당했던 사업소는 현재 없어진 상태다. 전형섭 과장은 "2008년에 푸른도시가꾸기사업소 산하에 온천천·대천천관리사업소를 설치했다가 하천업무가 건설로 넘어가면서 사업소는 없앴다"며 "향후 시 직제 개편 때 하천이 환경 관련 부서로 통합되는 걸 심도 있게 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준경 정책실장은 "하천은 수생태의 건강성이 높은 곳이니까 환경국 조직으로 통합되는 게 바람직하다"며 "각 하천 유역을 통합해 관리해야 하고 각 수계별 통합 관리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 한시적 통합조직이라도 필요
하천 통합관리 부서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무원, 전문가, 시민단체가 모두 공감하고 있는 상태다. 인천시의 경우 지난 2010년까지 '물관리과' 형태로 전체 하천 관련 업무를 통합한 조직을 운영한 적이 있다.
인천시 수질보전하천과 최명근 과장은 "건설방재 쪽 공무원들은 치수 쪽으로 치중하니까 시민 입장에서는 불만족스러운 게 있을 수 있다"며 "환경 부서와 하천 업무를 통합해서 움직이면 효율적이고 능률이 배가 되는 측면이 있지만 인원이 40명이 넘는 거대 조직이 되다 보니 운영에 약간의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현재 물관리과는 수질보전하천과와 하수과로 나뉘어진 상태다. 하천 거버넌스(협치) 조직인 인천하천살리기추진단 민선숙 사무국장은 "각 분야를 특성화해서 관리할 필요도 있기 때문에 하천과와 하수과가 분리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시 조직을 대대적으로 통합 개편하는 것이 어렵다면 '수영강 생태복원 2020 프로젝트' 추진을 위한 한시적 조직을 만드는 방안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울산발전연구원 이상현 선임연구위원은 "하수관거는 하수관리과, 수질은 환경정책과 식으로 업무가 나뉘어 있다 보면 유기적 협력이 힘든 게 사실"이라며 "울산 태화강의 경우 마스터플랜을 추진할 주체 부서가 있어야 되겠다 해서 사무관급으로 환경정책과 내에 한시적으로 기획단을 만들어 운영했다"고 말했다.
지난 2003년 태화강 마스터플랜 추진을 전담했던 태화강 기획단은 사업 추진 뒤 관리단 형태로 전환됐다. 관련 사업이 끝난 뒤 통합 관리를 담당하는 부서로 형태가 바뀐 것이다.
울산시 태화강관리단 윤영찬 단장은 "기획단이 있을 당시 태화강 환경 정비가 울산시의 역점사업이었기 때문에 시장이 힘을 실어줬고 타부서 협조가 잘 됐다"며 "지금의 관리단은 생태공원이라든지 대숲 관리라든지 말 그대로 유지 관리 업무를 하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와 시민단체는 수영강 사업 역시 태화강 사업처럼 통합 기획, 관리를 담당할 부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부산발전연구원의 한 선임연구위원은 "현재 건설과 환경 쪽으로 하천 업무가 분산돼 있으니 상시 조직으로 하천 부서를 신설, 개편하는 방안도 고려해 봐야 한다"며 "수영강 사업만 따로 놓고 본다면 한시적 조직으로 수영강 프로젝트 특별팀, 전담팀 형태로 만드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동아대 김승환 교수는 "외국에서는 하천 정책이 물, 녹지 문제와 같이 간다"며 "도심 하천의 건설 사업은 이제 거의 다 끝난 상태이기 때문에 하천 관리를 건설의 입장에서 보지 말고 환경의 측면에서 수질, 녹지와 아우른 조직 체계로 접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심층기획팀=이재희·박세익·이자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