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차도 복수노조 체제… 노노 갈등 우려

르노삼성자동차에 복수노조 체제가 들어섰다.
르노삼성차 소속 직원들로 구성된 사원대표위원회(이하 사대위)는 24일 오후 사원총회를 열어 노동조합으로의 체제 전환을 가결했다고 밝혔다.
사원대표위 '제2노조' 전환 "희망퇴직 막을 것"
기존 금속노조 "선거 공정성 상실" 반대 입장
이로써 1995년 설립 당시 '무노조 경영' 방침을 선언했던 르노삼성차에는 지난 2011년 8월 설립된 '금속노조 르노삼성차지회'와 기업별 노조가 동시에 들어서게 됐다.
사대위는 지난 23일과 24일 양일간 노동조합으로의 체제 변환 안건을 의결하기 위한 사원총회를 열어 67.1%의 찬성률로 가결시켰다. 양일간 진행된 투표에는 연구소 근무 인력을 제외한 부산 공장 소속 직원 4천162명 중 3천156명(75.8%)이 참가했다. 이 중 2천90명(67.1%)이 찬성표를, 1천25명(32.9%)이 반대표를 던졌다. 무효표는 41명을 기록했다.
사대위는 투표 결과를 검토한 뒤 '정원 3분의 2 이상 투표 및 참석자 중 과반수 이사 찬성'으로 정한 자체 규약에 따라 체제 전환을 결정지었다. 르노삼성차 관계자에 따르면 사대위는 오는 9월 초순께 고용노동청에 노조 설립 신고서를 제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대위는 르노삼성차 부산공장 내 직원 중 4천500여 명 중 95%가량이 가입돼 있는 르노삼성차 내 최대 직원 모임이다.
박재진 사대위 위원장은 지난 23일 밝힌 담화문을 통해 "노동조합으로의 체제 전환을 통해 사측의 희망퇴직 방침 결정을 정면 돌파하고 더 강하고 단단한 노조를 만들 것이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직원 대다수가 참여한 노조의 교섭력과 직원 5% 미만만 참여하고 있는 금속지회의 교섭력은 큰 차이가 있다"며 "강한 교섭력을 바탕으로 사측과의 교섭을 통해 희망퇴직 방침 철회 등을 요구할 것이다"고 밝혔다.
사대위의 노조 설립을 반대해 온 금속노조 르노삼성차지회는 '부정 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제2 노조' 설립에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산별노조'인 르노삼성차지회와 '기업별 노조'인 '제2 노조' 간의 신경전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금속노조 르노삼성차지회는 "사대위가 노조를 설립할 경우 회사의 입장만을 대변할 것이다"며 우려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어 체제 전환 이후 금속노조 르노삼성차지회 측은 "사대위가 이번 투표를 관리·감독해야 할 선거관리위원회도 만들지 않고 마구잡이식으로 노조 설립을 결정지었다"고 비판했다.
박종규 금속노조 르노삼성차지회장은 "이미 노조로의 체제 변환을 염두에 둔 직원들이 투표용지를 나눠주고 개표까지 하는 것은 선거의 공정성을 상실한 결정이다"고 주장했다.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