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억 원 하수관거 정비사업도 '헛일'
양산 북정동 일대 폭우로 오폐수 역류 엉망
공사비 500억 원을 들인 경남 양산시의 하수관거 정비사업이 태풍 '산바' 앞에서 무용지물이 됐다.
태풍이 몰아치던 17일 오전 9시 30분께. 양산시 북정동 L사 앞 도로 일대 200m 구간은 3곳의 맨홀에서 분수처럼 솟구치는 오폐수로 뒤범벅이 됐다. 1시간 가량 오폐수와 빗물이 뒤섞인 도로에는 악취가 진동했다.
역류한 오폐수는 인근 신기와 북정의 배수범프장이 가동된 오전 10시 30분께야 멈췄다. 오폐수가 역류한 것은 태풍 산바의 영향으로 시간당 67mm의 폭우가 쏟아졌기 때문.
하지만 근본 원인은 시가 임대형민자사업방식(BTL)으로 공사한 하수관거 사업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시는 지난 2008년 4월 500억 원을 들여 1단계 사업을 착공해 지난해 3월부터 가동 중이다. 구 시가지인 중앙동과 삼성동 일대 저지대와 북정동 등이 대상 구역이다.
주민들은 오·우수관이 분리돼 있지 않은 구시가지의 노후 건축물들을 집밖에 설치된 새 하수관거와 연결하는 바람에 집중 호우시 역류현상을 초래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7월에도 집중 호우 때 저지대인 중앙동에서 같은 일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한옥문 시의원은 "1단계 공사에서 이 같은 근본 문제가 고려되지 않았기 때문에 역류 현상은 앞으로 반복될 수밖에 없다"며 "전체 관로에 CCTV를 설치해 정확한 실태조사를 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노후 주택의 경우 관로가 우·오수 합류식인데다 정체불명의 유입수가 연간 1천만t에 달한다"며 "이런 상태에서 강수량이 많아지면 일부 역류가 발생하기도 한다"고 해명했다. 시는 앞으로 전체 관로에 CCTV를 설치할 방침이다.
한편 시 하수관거 2단계 정비사업도 물금읍, 동면, 다방동 일원으로 335억 원가 투입돼 최근 준공됐다.
백남경 기자 nkba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