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사진작가 그들의 색다른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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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동의 '데이 브레이크(Day Break)' 연작. 고은사진미술관 제공

무표정한 표정을 짓고 있는 수많은 얼굴 사진을 만난다. 사진 속 주인공들은 동남아시아 사람 같지만, 실은 토종 한국인이다. 다문화가정이나 외국인으로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사람들의 얼굴을 담았다. 권진우의 '한국인' 시리즈다.

고은사진미술관 본관에서는 오는 25일까지 '사진 미래 색(色)' 전을 선보인다. 지난해 '제4회 KT&G 상상마당 한국사진가 지원프로그램'에서 최종 3인에 선정된 강재구, 권진우, 김태동 작가의 작품들이다.

권 작가의 '한국인' 시리즈는 다문화 국가로 변해가는 현대사회 속 사회적 불협화음과 외국인을 바라보는 사회의 모순적 태도에 대한 반성에서 출발한다. 그는 "다원화된 사회에 사는 우리에게, 본다는 행위를 통해 본질을 찾는 것이란 어떤 의미인지 생각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그는 우리가 단일민족이라는 선입견 탓에 그들을 낯선 이방인이라고 생각하지만, 그건 '외형상의 차이를 따져 차별적으로 바라보는 건 아닐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고은사진미술관 '사진 미래 색(色)'
강재구·권진우·김태동 작가 전시


강재구는 한국의 20대 청년들이 '입대'라는 한국 사회의 독특한 문화를 통과의례처럼 겪으며 변화해가는 모습을 객관적 시선으로 작업한다. 특이하게도 사진 제목이 모두 '12㎜'다. '12㎜'는 입대하는 청년들의 기준이 되는 모발 길이를 뜻하는 수치다. 개인과 군인, 사회와 군대를 분리하는 기준이 12㎜인 셈이다.

친구의 입영을 환송하는 또 다른 친구들과 그 친구들의 입영 모습, 입영 당일 사복 차림과 입영 후 군복을 입은 청년의 모습 등 인물들의 전과 후를 연작으로 다룬다. 입대 전 삭발하고 가족, 연인, 친구와 이별하는 청년의 눈빛엔 체념과 애틋함, 불안과 갈등이 뒤섞여 있지만, 군복을 입은 청년은 입대 전과 달리 늠름하다. 청년의 변화된 모습을 통해 한국 병영문화의 특성과 현대인의 정체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김태동의 '데이 브레이크(Day Break)' 시리즈는 '왜 그 시각 그곳에 있었을까'란 질문과 함께 금방이라도 사라질 법한 가로등 불빛을 뒤로하고 선 여자, 불 꺼진 빌딩들 틈에 서 있는 소녀의 사진으로 채웠다. 스산함을 넘어 신비함마저 느끼게 한다. 도시의 기능을 상실한 서울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사진에 담았는데, 실제 깊은 밤이나 새벽에 도시를 배회하는 시민을 섭외했다고 한다. 그는 "새벽의 공간은 도시의 기능을 상실하지만, 때론 그 고요함과 스산함이 나를 안심시킨다"고 했다.

한국 사회의 독특한 병역 문화, 다문화국가로의 변화 속 사회의 모순적 태도, 혼잡한 도시의 이면에서 안식처를 찾는 현대인. 3명의 젊은 작가가 이에 대해 조용히 질문을 던진다. ▶사진 미래 색(色)=25일까지 부산 해운대구 중동 고은사진미술관 본관. 051-744-3933. 정달식 기자 dos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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