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찾은 제주 돌고래, 또 기구한 운명 앞에
제주지검이 최근 울산 남구청에 관리를 의뢰한 제주 돌고래. 연합뉴스"제주 돌고래를 넘겨받아야 하나…."
울산 남구가 제주 돌고래 때문에 큰 고민에 빠졌다. 제주지검이 지난 20일 돌고래 4마리를 울산 고래생태체험관에서 관리해 줄 수 있는 지 문의해왔기 때문이다.
울산 남구, 불법포획으로 몰수된 4마리 놓고 고민
검찰이 고래생태체험관 수용 요청… 예산 확보 난망
바다 돌려보내려 해도 1년 이상 걸리고 비용 부담
이 돌고래는 국제 보호종인 남방큰돌고래로, 제주도 돌고래쇼 공연업체인 ㈜퍼시픽랜드가 불법 포획한 어민에게서 구입한 사실이 적발돼 지난 4월 제주지법에서 몰수형이 선고됐다.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지만 1심 판결이 번복되기는 쉽지 않아 몰수형이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 높다.
제주지검이 남구청에 돌고래 관리를 타진한 까닭은 장생포에 있는 고래생태체험관이 국내에 하나뿐인 국토해양부 지정 '고래서식지 외 보전기관'이기 때문이다. 고래생태체험관은 돌고래 10마리를 관리할 수 있는 보조풀장과 최대 6마리를 사육할 수 있는 수족관을 갖고 있다. 고래생태체험관에는 현재 4마리가 사육 중이어서 보조풀장을 활용하면 제주지검이 요청한 4마리를 키울 수는 있다.
하지만 남구청이 제주지검 요청을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다. 제주에서 울산까지 운송하려면 무진동 차량을 빌려야 하고 고래를 1마리씩 넣을 수 있는 컨테이너와 들것 등을 특수 제작해야 한다. 돌고래 1마리가 하루 평균 10㎏가량의 먹이를 섭취해 연간 900만∼1천만 원 정도의 비용이 발생한다. 고래생태체험관에는 조련사 5명과 조련사 보조 2명 등 총 7명이 돌고래를 관리하고 있는데, 제주 돌고래를 받아들이면 인원 충원이 불가피하다. 항소심 판결은 다음 달 13일로 예정돼 있지만 대법원까지 갈 경우 최소 1년은 걸릴 전망이다.
게다가 남구청은 일본에서 7천만 원을 주고 사온 돌고래 1마리가 폐사했으나 이를 2개월이나 숨겨오다 최근 구의회 행정감사에서 들통 나 관리부실에 대한 질책을 받은 터라 추가 사육을 위한 예산 확보가 쉽지 않은 처지다.
환경단체 반발도 부담이다. 돌고래 보호단체인 '핫핑크돌핀스'와 '동물자유연대' 등은 돌고래를 제주 앞바다로 당장 돌려보내고, 비윤리적인 돌고래 쇼와 전시를 금지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때문에 남구청이 돌고래를 넘겨받더라도 이를 관리만 해야지 쇼에 이용하기 힘든 상황이다.
바다로 돌려보내는 일도 만만치 않다. 1년 이상 적응훈련을 해야 하는데 여기에 드는 비용이 마리당 수억 원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서울대공원이 내년 방사를 목표로 현재 제주도에서 적응훈련 중인 돌고래의 경우 마리당 8억 7천만 원이 드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돌고래를 제주에 그대로 둘 수도 없다. 검찰조사에서 퍼시픽랜드가 보유한 돌고래 13마리 중 11마리가 불법 포획물로 확인됐다. 불법 포획된 11마리 중 6마리는 1심 재판이 진행되는 사이 폐사했고, 항소심 도중 1마리가 추가로 죽어 현재 4마리만 남았다. 업체 대표가 수산업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어 돌고래 관리가 허술할 수밖에 없다. 김태권 기자 ktg660@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