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학부모교실' 가보니] 올해 중학생 되는 우리 아이, 학교 생활 잘 할 수 있을까?
"교사 재량 수행 평가, 잘 받으려면 과제 제때 제출이 우선"
중학교 진학을 앞두고 있는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중학교 생활에 대한 궁금증이 많다. 최근 열린 '아이와 학부모가 함께 행복한 학교만들기 예비학부모교실' 수업에 참가한 학부모들이 잡지 사진을 보며 과거 자신의 모습과 아이들에게 바라는 모습상의 이미지를 고르고 있다.고갯길을 한참 오르다보니 길 옆으로 샛노란 이쁜 간판이 보였다. 전포1·2동 학부모 20여 명이 힘을 합쳐 만든 자그마한 어린이도서관인 전포작은도서관 '우리누리 작은둥지'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부산교육희망네트워크와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 부산지부에서 주최한 '아이와 학부모가 함께 행복한 학교만들기 예비학부모교실'수업이 시작하려던 참이었다. 경남중학교 김경희 교사(도덕)가 예비 중학생 가이드로 직접 나섰다.
자기소개하며 마음 열고
김 교사는 잡지에서 오린 사진들을 수십 장 탁자 위에 펼쳐놓고 학부모 10여 명에게 과거 학창시절 모습과 아이들에게 바라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고르도록 했다.
가정통신문 꼼꼼히 챙기고
가방 속 공책도 확인
틈틈이 봉사 시간 확보
"요즘 아이들에 안타까움
비슷한 고민 들으니 유익"
엄마들은 처음에는 쭈뼛했지만 이내 사진을 뒤적이며 웃음꽃을 피웠다. 곧 이어진 자기소개 및 발표시간. 권유지(39) 씨가 예비 중학생과 예비 초등생 등 아이 넷을 키운다고 하자 곳곳에서 탄성이 터져나왔다.
권 씨는 "쇼핑몰 CEO가 꿈인 딸이 언제나 자신감을 잃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도도한 표정의 배우 사진을 골랐다"고 웃음지었다.
멀리 사하구 장림동에서 왔다는 이정희(41) 씨는 "우리 때는 취업 걱정이나 학업 걱정을 그리 많이 하지 않은 것 같은데 지금 아이들은 너무 치열하게 살아 안타깝다"며 고른 사진을 보이기도 했다. 쌍둥이맘 엄지현(42) 씨 역시 "요즘 아이들은 꿈이 없어지고 그저 기계적으로 공부하는 것 같다"고 안타까워 했다.
해운대에서 온 정은자(42) 씨가 시골에서 어렵게 자란 어린시절을 털어놓자 분위기가 숙연해 졌다. 이어 "딸아이 만큼은 좋은 것만 보고 다른 사람에게 꼭 필요한 사람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비타민 사진을 골랐다"고 하자 곳곳에서 박수가 터져나왔다.
성적 평가 및 봉사시간 등 정보 솔깃
20여 분간에 걸친 자기소개 시간이 끝나자 분위기는 한결 부드러워졌다. 본격적인 수업이 시작됐다. 김 교사는 3년에 걸쳐 배울 과목을 한 학기만에 배우는 집중이수제의 단점을 보완해 올해부터는 음악미술과 체육활동을 매년 받을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학교별로 수업과정이 조금씩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전학은 가지 않을 것을 권했다.
이어 중학교 성적평가 얘기를 꺼내자 학부모들 귀가 쫑긋해졌다. 김 교사는 시험지를 받아서 치르는 시험인 '지필고사'와 각 교과 교사가 학생의 태도나 공책검사, 과제를 통해 평가하는 '수행평가', 국·영·수·사회를 중심으로 한 '서술형 평가'로 나뉘어진다고 설명했다.
서술형 평가의 경우 단답형이나 답이 정해져 있는 문항이 대부분이어서 교과 공부만 충실히 하면 크게 어려움이 없다고 했다. 수행평가와 지필평가 비율은 교사 재량이라고 하자 많은 학부모들이 수행평가의 공정성에 질문을 던졌다. 한 반 전체를 한 명의 교사가 일일이 평가할 수 있냐는 것이다. 김 교사는 수행평가라고 하더라도 수업과 관련된 내용이 많고 점수를 매겨 객관화할 수 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고 했다. "수행평가를 잘 받으려면 교사가 내주는 과제를 제때 제출하는 게 우선이다. 공책이나 파일, 학습지 정리도 수행평가에 포함되기 때문에 자녀의 가방 등을 확인하면 좋다"고 요령을 알려주자 노트에 받아 적는 학부모들이 제법 눈에 띄었다.
김 교사는 또 가정통신문을 통해 학년 초 수행평가 기준과 시험시간표 1년 계획을 전달한다고 했다. 혹시 잃어버렸다면 학교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시험 성적표 나오는 날도 학교 홈페이지에서 알 수 있다고 하자 학부모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이와함께 중학생이 되면 1, 2학년의 경우 3월에 진단평가, 12월에는 학업성취도 평가를 치른다고 했다. 3학년이 되면 7월에 학업성취도 평가를 치른다. 각 시·도 등위가 나오고 인근 학교들이 서로 비교가 되는 것은 물론 교사들의 성과급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학교가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학부모들은 초등학교 때 했던 학업성취도 평가에 대한 고생을 또 겪어야 하냐며 하소연했다. 일부 학교에서는 성취도 평가 진도만 집중하느라 나머지 진도를 내지 못해 연말 허둥지둥한다는 것이다.
김 교사는 중학생이 되면 봉사시간을 잘 조절해야 한다고 했다. 학년당 20시간 이상 봉사시간을 받아야 하는데, 대개 학교에서 8~10시간 정도 주어지기 때문에 큰 부담은 없다. 하지만 해당 학년에서 시간을 못 채우면 감점이 되기 때문에 틈틈이 봉사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좋단다.
지난 2010년부터는 밖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경우 '1365 자원봉사 포털(www.1365.go.kr)'이나 '사회복지봉사활동 인증관리(www.vms.or.kr)'에서 인증받아야 봉사활동이 인정된다고 했다. 경험있는 학부모들이 설명을 거들기도 했다. 사회복지사 일을 하고 있는 손희정(36) 씨는 "복지관 대부분은 3월이 되면 이미 연간 계획에 들어가기 때문에 다음달 초부터 미리 신청해 놓으면 새학기부터 봉사활동을 할 수 있다. 또 1365와 인증관리가 호환되지 않기 때문에 각 사이트별로 정리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친구 문제에 다함께 머리 맞대기도
'친구 사귀기'라는 주제가 나오자 학부모들은 더욱 할 말이 많아졌다. 조미희(45) 씨는 "아이가 막상 어떤 친구를 사귀어야 하는지 물을 때 '공부 잘하는 아이와 잘 지내라'는 소리를 차마 못해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주제는 이내 '화장'으로 번졌다.
중학교에만 들어가도 비비크림 등 기초화장은 기본이라는 말이 사실이냐는 질문이 연거푸 나왔다. 이정희 씨는 "요즘 중학생들 사이에서는 화장 등 외모 관리를 잘 하지 않으면 '은따'(은근히 따돌림받는다는 속어)를 당한다고 들어 어찌해야 할 지 모르겠다"며 걱정하기도 했다.
2시간에 걸친 수업이 끝나자 학부모들의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번졌다. 문영미(46) 씨는 "비슷한 고민을 하는 엄마들과 모여 중학교 선생님의 설명을 직접 들으니 유익한 강좌가 됐다"며 웃었다.
변영희(40) 씨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수업은 제법 되는데 중학생을 위한 강좌는 찾기가 좀 힘든 것 같다"며 "이같은 강좌가 한 학기에 한 번만이라도 열렸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직장맘 김신희(42) 씨 역시 "일하다보니 이런 모임에 거의 참석하지 못했는데, 와서 보니 정말 좋은 기회인 것 같다"고 웃음지었다.
글·사진=윤여진 기자 edu@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