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 몫 FTA 기금 수십억 대기업에 펑펑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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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화성시 화옹지구 간척지 15㏊에 설치된 토마토 유리온실의 모습. 동부팜화옹 제공

대기업인 동부그룹 계열사 ㈜동부팜화옹의 토마토 재배 사업 진출로 부산·경남 토마토 재배농가의 생존권이 크게 위협받고 있는 가운데(본보 1월22일자 1면 보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피해를 입게될 농민 지원용으로 조성한 정부의 자유무역협정 이행지원기금(일명 FTA 기금)이 해당 대기업 계열사에 대거 투입된 것으로 드러나 농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자유무역협정 체결에 따른 농어업인 등의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의해 조성된 FTA 기금은 자유무역협정 체결로 피해를 입거나 입을 우려가 있는 농어업인 등에 대한 효과적인 지원대책을 마련하고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만들어진 기금이다.

하지만 농어업인 등을 위해 쓰여져야 할 FTA 기금이 지난 2010년 대기업 계열사인 ㈜동부팜화옹에 87억 원이나 대거 투입된 것으로 본보 취재 결과 확인됐다.

동부팜화옹에 87억 투입
부대시설비 조성에 사용
:
농가당 55만원 지원 그쳐
농민 죽여 수출 늘리나?


당시 ㈜동부팜화옹이 경기도 화성시 화옹지구 간척지 15㏊(4만 5천 평)에 토마토 유리온실을 설치하는 데 사용된 총 사업비 467억 원 가운데 18.6%인 87억 원이 부대시설 설치비용 명목으로 FTA 기금에서 지원한 것이다.

반면 같은 해 농민들에게는 시설원예품질개선사업 지원비로 FTA 기금에서 489억 원이 투입돼 대기업 한 곳에 거액이 지원된데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지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시설원예는 하우스농가로 대표되는 농업으로 전국토마토 농가만 1만여 농가를 비롯해 파프리카, 엽채류 등 재배 농가를 합치면 총 8만8천여 농가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단순 비교만 해도 대기업 한 곳에 FTA기금에서 87억 원을 지원한 반면 시설원예 농가당 55만 원을 지원하는데 그친 것이다.

임준택 전국토마토생산자연합회 비상대책위원장은 "대기업의 토마토 재배시설 설치에 국비를 대거 지원한 것도 분통이 터질 일인데 FTA 체결로 1차 피해를 입는 농민들에게 지원돼야 할 돈이 수출을 목적으로 한 대기업에 투입된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며 "농림수산식품부에서 농민을 죽여 수출을 늘리겠다는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농림수산식품부 농업정책과 관계자는 "FTA기금은 농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도 사용될 수 있는 만큼 수출전문단지를 조성하는 ㈜동부팜화옹에 기금을 투입했다고 해서 잘못한 게 아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올해 ㈜동부팜화옹에서 생산될 것으로 예상되는 3천t가량의 토마토는 90% 이상 수출을 해야한다는 의무 조항의 적용을 받지 않아 토마토 재배 농가들이 두려움에 떨고 있다. 3천t이 시중에 풀리면 농가로서는 가격 인하가 불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도 토마토 생산농가들은 가격 인하를 막기 위해 133t의 토마토를 산지에서 폐기하는 등 시장에 나오는 양을 조절했었다.

임 위원장은 "지난해 동부그룹의 또다른 계열사인 ㈜동부팜슨이 충남 논산의 유리온실에서 생산한 1천t 가운데 900t가량을 시중에 출하하자 10㎏에 5만 원하던 토마토 가격이 2만 원으로 떨어졌던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동부팜화옹 관계자는 "올해 생산되는 3천t가량은 일본의 수입상들과 협약을 맺고 전량을 수출해도 모자랄 지경이다. 시장가격을 어지럽힐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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