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보증기금'이냐? '선박금융공사'냐?

  • 가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해양수산부와 한국선주협회는 '해운보증기금' 설립을, 부산정치권과 금융위원회는 '선박(해양)금융공사' 설립안을 각각 추진하면서 충돌양상을 빚고 있다. 선박(해양)금융공사 부산 설립에 차질이 예고되는 대목이다.

해수부는 해운사에 신용을 보강해줄 수 있는 해운보증기금 설립이 시급하다고 판단, 이르면 내년부터 기금운용에 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기획재정부와 실무협의를 벌이고 있다.

해수부·금융위 등 제각각 추진 중
재원 창구 같아 동시 출자 어려워
선박금융공사 부산 설립에 빨간불

금융위는 금융위대로 연내 법률 제정 등을 마무리해 선박(해양)금융공사를 출범시킨다는 방침이며, 새누리당 김정훈·이진복 의원은 각각 한국해양금융공사법과 한국선박금융공사법을 발의해 놓은 상태다.

두 설립안은 얼핏 별개로 보이지만 재원조달의 창구가 동일하다. 필요한 2조~3조 원의 재원조달 창구로 똑같이 정책금융기관, 해운사, 대량하주, 정부 예산 등을 꼽고 있다.

금융업계에선 이와 관련, "정책금융기관들은 기존 선박금융조차 줄이고 있고, 해운사들은 출자 여력이 전혀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 양 기관에 동시에 출자한다는 것은 현실성이 전혀 없는 것으로 충돌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양측이 마주 달리는 기차처럼 충돌을 뻔히 알면서도 '마이웨이'를 고수하는 것은 각기 입장이 다르기 때문이다. 선주협회 등 해운업계는 자금난으로 줄청산 위기에 처한 해운업을 살리기 위해서는 '대규모의', '조속한' 지원이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공사 출범까지는 1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것이고, 출범한다고 해도 조선에 지원이 집중되고 해운업계는 실질적인 도움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에 비해 금융위는 선박금융공사 부산 설립이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라는 점에서, 부산 정치권은 부산을 해양메카로 만들기 위한 필수요건이라는 점에서 중점 추진하고 있으나 정작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여기다 부산 해양계의 여론은 부글부글 끓고 있다. 한 관계자는 "해수부 부활이 '도로 해수부'에 그친 상황에서 선박금융공사마저 차질을 빚을 경우 거센 여론의 역풍을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때문에 정부 일각에선 "이대로 가면 공사와 기금이 쪼그라들거나 설립안 자체가 취소될 수 있다"며 "정부 내에 컨트롤 타워를 세워 서둘러 조율에 나서야 한다"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주환 기자 jhwan@

   


당신을 위한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