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기타리스트 찰리 정 "틀을 깨기 위해 신청"

"정철원이라는 본명으로 신청돼 있어서 저희도 몰랐다니까요." 찰리 정(사진)으로 활동하고 있는 정철원 씨의 수강 신청에 주최 측인 LIG문화재단도 놀랐다는 반응이었다. 정 씨는 기성 연주자로도 꽤 이름이 알려져 있고 대학에서도 제자들을 가르치고 있는 베테랑 기타리스트. 그런 그가 다시 학생이 돼 사천을 찾았다.
"강사진의 라인업을 보고 존경하고 좋아하는 아티스트들이라 망설임 없이 신청했어요. 한국에서 활동하다 보니 개인적으로 울타리에 갇혀 있다는 느낌도 들었는데 영감을 얻고 싶어 신청했죠." 지난해까지 그는 스스로의 틀도 깨고 새로운 영감을 얻기 위해 미국에 가서 다른 뮤지션들을 만나고 공연도 봤더랬다.
귀하게 비워 온 일주일간의 시간, 수준 차이가 나는 학교 제자뻘의 학생들과 같이 수업을 듣는다는 게 혹 시간 낭비로 여겨지진 않을지 걱정도 됐는데 그는 "여기까지 찾아온 학생들은 다들 하고자 하는 의욕도 강하고 음악적 깊이도 있다"며 "오히려 학생들을 보며 많이 배울 수 있어 좋았고 앞으로 이 학생들이 성장해 좋은 후배들이 많이 나오겠구나 생각하니 든든했다"고 말했다.
스스로가 선생이기도 한 그는 피아노 연주자 시몬 나바토브와 색소폰 연주자 마크 터너의 수업이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재즈라는 장르를 택한 이상 대중적으로 이끌려 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과거 위대한 아티스트들도 당대에는 대중의 인정을 받지 못했잖아요. 당장 대중성에 대해 생각하고 깊이를 떨어뜨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한국에서 재즈 연주자로 살아가는 일에 대해 묻자 돌아온 답이었다. 이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