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임상시험 산업 육성의 필요성
/신재국 인제대 의대 임상약리학과 교수 부산백병원 임상시험센터장

요즘 사회 전반에 '일자리'와 '창조 경제'가 핵심화두가 되고 있다. 특히 현 정부 들어 일자리 창출은 가장 중요한 핵심 과제가 되었지만 그 성과는 만족스러운 것 같지 않다. 일자리 만들기에 대한 관심은 지방 정부도 마찬가지이지만 그 대책에는 한계가 있는 듯 하다.
임상시험은 신약, 의료기기 및 건강기능성 식품 등 질병 치료와 건강 유지를 위해 이용되는 소재의 개발 과정에서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하는 기반이 된다.
한마디로 임상시험은 바이오 의생명 산업의 핵심 기술인 것이다. 전세계적으로 80조 원의 시장규모를 형성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에도 2010년도 기준으로 1조 원을 돌파하여 멀지 않은 시기에 2조원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되는 유망산업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러한 임상시험 시장은 국내에서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으며, 부산을 포함한 비수도권 지역은 산업기반 조성이 매우 미약하다.
임상시험 산업의 특성은 무엇보다 고용 창출 효과가 매우 크다는 것이다. 더욱 더 매력적인 것은, 이 산업이 의사, 약사, 간호사 등 의료 분야 전공자들 뿐만 아니라 전산, 통계학, 화학, 생명과학 등 이공계 전공자는 물론 경영학, 언론 정보, 인문사회학 전공자 등 참으로 다양한 분야의 청년 일자리를 만들어준다는 점이다. 오늘날 지역 사회가 바라마지 않는 굴뚝 없는 지식기반 대도시형 일자리 창출에 있어 이상적인 산업 기반이 아닐 수 없다.
최근 정부에서는 글로벌 선도 임상시험 센터 육성 계획 등을 통해 국가의 미래 신산업 기반 구축을 추진해 오고 있다. 아쉽게도, 이러한 지원정책도 이미 경쟁력과 인프라를 갖춘 수도권과 단순 경쟁을 해야 한다면, 지역은 그 기회를 얻기가 쉽지 않다.
그러므로 지역의 일자리 창출 및 미래지식산업의 핵심 인프라 구축을 위한 R&D 사업에는 각 지역별로 그 예산을 우선적으로 배려해 주는 중앙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지역에서는 필요한 고급 인력의 유출을 억제하기 위해, 지식기반서비스 산업 전문가들과 지역 내 관련 창업, 이로 인한 일자리 확보의 선순환 프로그램을 우선 지원할 필요가 있다.
임상시험 산업은 의약학 및 의료기기 관련 분야의 특정 전문가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민들에게 생소한 산업이다. 하지만, 이 분야가 이미 지역 자체의 의료기관과 의료산업 종사자 풀(pool)이 비교적 풍부할 뿐만 아니라, 800만 인구를 가진 동남권에서 수천억의 시장과 수천 개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면 이를 적극 육성하여야 하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지 않을까?
이미 지역의 임상시험 의료기관들은 그 중요성을 일찍이 인식하고 2009년에 국내에서 가장 먼저 동남권임상시험협의체를 구성, 지역 자체의 임상시험 인프라 구축과 역량 강화를 위해서 함께 노력해 왔다. 이제 지방정부는 물론 중앙정부에서도 풍부한 잠재력을 가진 '동남권 임상시험 산업 육성'을 통해 차세대 국가 성장 동력인 바이오 의료생명산업의 기반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기대해 마지 않는다. 이는 임상시험 산업이 단순히 의료산업을 넘어 지역의 미래형 일자리 창출의 터전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