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국토부 2중대?
/강윤경 지역사회부장

지난 4일 경남 창원시 의창구 중앙로 낙동강유역환경청에서 심무경 낙동강환경청장 등 공무원들과 부울경 지역 21개 환경단체 대표들이 얼굴을 마주하고 앉았다. 낙동강환경청이 주도해 지역 환경단체들과 민관 거버넌스인 환경정책협의회를 발족하기 위한 자리였다.
이들은 이날 낙동강 수질 문제 등 환경 현안에 공동 대응하고 연구활동을 통해 각종 정책 대안들도 마련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낙동강 포럼도 출범시킨다는 계획이다.
이날 자리는 환경을 주제로 한 부울경 민관 거버넌스의 출범이라는 의미 외에도 최근 각종 환경 현안에 대해 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환경부 정책기류 변화의 연장선이라는 의미에서 눈길을 끌었다.
이날 참여한 환경단체의 면면만 봐도 그동안 정부의 정책에 비판적 목소리를 내 온 지역의 대표적 환경단체들이 망라돼 민관 협력에 대한 낙동강환경청의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이명박(MB) 정부 내내 4대강 사업을 둘러싼 갈등으로 서로 등을 돌린 채 지낸 이들이었다.
MB 정부에서 환경부는 '국토부 2중대'라는 비아냥을 받아야 했다. 심지어 '환경파괴부'라는 모욕적인 별칭까지 붙어 다녔다. 환경단체들은 환경부 장관이면서 4대강 사업 전도사를 자임했던 이만의 장관을 겨냥해 '환경파괴부 장관실'이라는 사이트까지 만들었다. 내무부 관료 출신으로 환경부 차관을 거쳐 환경부 장관에 오른 그를 두고 '영혼이 없는 공무원'이란 이야기까지 다시 회자됐다.
환경부는 그동안 강력한 개발 부처들이 즐비한 정부 내에서 야당 역할을 자임했다. 정부 정책에 매사 딴죽을 건다는 비판도 있었지만 개발의 목소리가 득세할 수밖에 없는 정부의 정책결정 과정에서 미래 가치를 이야기하고 지속가능한 개발이라는 관점에서 정책의 균형을 잡아 주는 역할을 해야 했다.
1967년 보건사회부 환경위생과 공해계에 직원 4명으로 시작했던 것이 1980년 환경청, 1990년 환경처, 1994년 환경부로 승격해 현재 4대강 유역 환경청 등 17개의 소속기관과 공공기관을 거느린 정부 조직으로 성장한 것은 환경이 갖는 중요성과 미래가치에 주목한 사회적 요구에 따른 것이었다.
아직 정책의 성패를 둘러싸고 논란이 진행 중이지만 4대강 사업에 대해 감사원에서조차 '총체적 부실'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4대강 사업 추진 당시 속전속결로 질주하던 사업에 제동을 걸 수 있었던 곳도 환경부였다.
그러나 당시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4대강 사업의 재앙을 우려하는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환경부는 최고 권력자의 입만 쳐다봤다.
'총체적 부실'의 사례로 지목되고 있는 2009년 11월 4대강 사업 환경영향평가를 통과시켰던 곳도 환경부였다. 사계절이 필요한 4대강 사업의 환경영향평가를 4개월 만에 끝냄으로써 환경부는 MB의 속도전에 화답했다.
환경단체들은 수질 악화로 식수원이 위협받고 수생태계가 교란돼 재앙이 올 것이라 예견했다. 그러나 환경부는 '수질 악화는 기우에 불과하고 오히려 수질이 좋아질 것'이라고 발표했다. 감사원 감사 결과 엉터리 수리예측 모델링의 결과였다.
4대강 사업이 끝난 지금 올해 낙동강에는 '녹조라떼'에 '가을 녹조'까지 확산돼 4대강 사업을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환경부 정통 관료 출신으로 박근혜정부 들어 환경부 장관에 기용된 윤성규 장관은 녹조의 원인이 4대강 사업 때문이라며 때늦은 커밍아웃에 나섰고 '국토부 2중대론'을 스스로 거론하며 그동안 환경부가 제 역할을 못했다고 고백하고 있다.
추락하고 있는 환경부의 위상을 회복하기 위한 몸부림으로 읽히지만 부끄러운 역사가 쉽게 지워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환경부야말로 기후변화 시대를 맞아 정부 내 역할이 점점 높아지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주도적으로 준비해 가야 하는 부처라는 점을 생각하면 위상 회복이 시급한 것 또한 사실이다.
환경부가 앞으로 야성을 회복하고 단순한 규제부서의 한계를 벗어나 에너지 문제를 포함해 국가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총괄하고 정책 비전을 제시하는 부처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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