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 영화제 숨은 일꾼 '자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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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람에도 식지 않는 자원봉사자의 열정 "다나스야, 물렀거라!"

24호 태풍 다나스가 엄습한 8일 부산국제영화제(BIFF). 세찬 비바람이 몰아쳤지만 영화제 현장 구석구석을 지킨 자원봉사자(자봉)들의 열정은 식을 줄 몰랐다. 때론 스타를 옆에서 보는 행운도 얻고, 때론 옷이 흠뻑 젖기도 했지만 영화제 성공에 작은 힘을 보탠다는 생각에 피곤함도 잊었다. 현장에서 그들을 만나 봤다.

기념품 매장인 비프숍에 배치된 김수연(23·동아대 관광경영학과 4년 휴학) 씨는 2011년 아시안필름마켓 행사 담당으로 참여한 이후 두 번째 BIFF 참여다. 학교에 다니며 아르바이트도 여러 가지 해 봤는데 판매 일은 해 본 적이 없어 비프숍을 1지망으로 선택했다. 김 씨는 "졸업하면 컨벤션 쪽 일을 해 보고 싶은데, 외국인들과 영어로 소통하며 판매도 경험해 볼 수 있는 일이라 좋은 기회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말을 유창하게 하는 외국인들이 가장 인상 깊다고.

졸업 전 다양한 경험 위해
휴학까지 하며 활동
"손님 안내·정보 제공…
영화제 작은 힘 보태니
피곤함도 힘든 줄도 몰라"


이벤트팀의 박재성(24·부산대 전자전기공학과 4년 휴학) 씨는 태풍 영향으로 해운대 비프빌리지에서 영화의전당 비프힐 관객라운지 행사장으로 8일 재배치됐다. 졸업을 앞둔 올해 다양한 경험을 쌓으려고 휴학까지 하면서 '자봉'의 행운을 잡았다. 지난 4일 APAN 스타로드 행사 때 인기 남성 아이돌그룹을 가까이에서 보려고 '저지망'을 뚫으려는 소녀팬들을 막느라 진땀을 빼기도 했다. 자신도 배우 한효주를 가까이에서 봤는데, 외모와 쇼맨십, 매너 모든 면에서 반할 정도였다고.

노보텔 호텔 티켓팀 김다은(22·동아대 관광경영학과 4년) 씨는 전공을 살려 영화제 자봉에 뛰어든 케이스. 졸업 후 해외영업이나 항공사 등에 취업 목표를 세운 김 씨는 1년여 휴학하며 필리핀과 호주에서 웨이트레스 알바를 통해 배운 영어를 이번에 마음껏 발휘하고 있다고 귀띔. 해외 게스트들은 영화제 초청작 중 인기작이나 해운대 주변 교통편을 묻는 질문이 많았지만 한국 게스트들은 환불이나 교환 불가인 티켓을 바꿔 달라는 무리한 주문도 종종 있었다고 털어놨다.

메가박스 해운대에서 첫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전미경(25·동의대 신문방송학과 4년) 씨는 아침 8시 30분부터 하루 종일 안내데스크에서 일한다. 주로 상영 정보나 교통 문의가 대부분인데, 가끔 분실물도 받는다. 이제 눈빛만 봐도 관객이 어떤 문의를 할지 알아챌 정도로 요령이 생겼다. 영화 관련 일자리에 취업하고픈 전 씨는 대학 시절의 추억을 남길 마지막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단다. 그리곤 "교육 받을 때는 좀 귀찮았는데, 현장에 오니까 응대 교육이 없었으면 큰일 날 뻔했다. 참 보람 있다"고 말했다.

마켓 초청·셔틀팀 송하은(25·동아대 아동가족학과 4년) 씨는 이번이 두 번째 BIFF 자원봉사다. "2년 전에는 해운대 비프빌리지에서 일반 관객 대상으로 일했는데 올해는 호텔 앞에서 해외 게스트 안내역을 맡아 영어 등 언어실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뿌듯해했다. 졸업 후 영화제 스태프나 유치원에서 일하고 싶다는 송 씨는 "태풍 때문에 비바람을 맞고 서 있어야 하는 게 힘들지만 영화제에 작은 힘을 보탠다는 생각에 힘든 줄 모른다"며 밝게 웃었다.

의전팀 차량 운전을 하는 김대업(25·동의대 국제관광학과 4년) 씨는 톱스타를 모실 기회를 날렸다며 탄식. 배우 한효주를 태워 이동하라는 통보를 받았지만 한효주가 갑자기 소속사 차량을 이용하는 바람에 꿈이 무산됐다고. 영화제 개막 전부터 자원봉사를 시작한 그는 106명에 달하는 의전팀 가운데 전일반인 '열혈 자봉'. 게스트가 한마디 걸어 주면 대답할 뿐, 아직 사인 한번 받지 않았단다. 힘들지만 부산 사람이라 한번쯤 하고 싶었던 일이고, 재미와 보람도 많이 느끼고 있다고 했다.

김호일·이호진·박세익 기자

tokm@busan.com

사진=최민규·여주미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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