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사진을 재발견하다 신진작가 성장 보고서] <1>'초청장' 연작 / 이동근

  • 가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그리움 알알이 맺힌 곳 꿈엔들 잊힐리야…

'초청장' 연작

본보는 지난해 3월부터 3개월 동안 고은사진미술관과 함께 부산지역 신진 사진가 13인의 역량과 가능성을 조명하는 '부산 사진을 재발견하다-신진작가 포트폴리오'를 13회에 걸쳐 연재한 바 있습니다. 1년 6개월 여가 흐른 지금, 그들은 얼마나 성장하고 있을까요. 당시에 참여한 비평가 박종현, 이미정, 이광수 그리고 고은사진미술관 이상일 관장과 함께 다시 이들의 작업을 테이블에 올려놓았습니다. 고심 끝에 그중 한걸음 더 나아간 4인을 엄선했습니다. 한 작가의 사진 작품과 비평을 신문 전면에 걸쳐 장기간 소개한 본보의 이례적인 시도를 통해 대중 앞에 처음으로 자신을 드러내었던 그들을 다시 한번 보듬고 함께 성장하자는 의미가 남다르다고 자평합니다. 그들의 성장 과정을 담은 '신진작가 성장 보고서'를 4회에 걸쳐 연재합니다.

'초청장' 연작
'초청장' 연작
'초청장' 연작
'초청장' 연작

※ '초청장' 연작은 결혼 이주 여성들을 오랜 기간 추적한 작품이다. 한국의 가정은 물론 친정 방문 때 동행해 그들의 삶을 렌즈에 담았다. 작가는 앞으로 아시아 여성들의 국제 결혼과 이주에 대해 작업을 이어 갈 예정이다.

이동근
 
◇ 약력=경성대 멀티미디어 대학원 사진학과(순수사진 전공) 졸업. 경성대 출강. 전시 경력-2008 Art in Busan '돌아와요 부산항에'(2008년, 부산시립미술관), 동강사진축제(2007년, 강원도 영월) 등 참여. 2013년 KT&G 상상마당 사진가 지원프로그램(SKOPF) 대상 수상 및 개인전.



그리움 알알이 맺힌 곳 꿈엔들 잊힐리야…

이동근은 전작 '현대인' 시리즈에서 참신한 소재와 세련된 사진 촬영술로 우리에게 현대 사진의 가능성을 모색하게 해 주었다. '현대인' 시리즈에서는 그 이미지들이 형식적으로나 내용적으로나 아주 모던하고 트렌디한 것으로 신선함은 있었지만, 한편으로 불편하고 낯설게 느껴지는 부분도 존재했었다. 설령 그 사진 촬영술이 선진적인 화법이고 지적인 것이라 할지라도 감상자는 사진을 보며 가슴으로 느끼지 못 하고 논리적으로만 해석하게 한다.

그에 반해 최근작 '초청장' 시리즈는 이동근이 그동안 작품을 위해 많은 고뇌를 했고 준비를 많이 했음을 잘 말해 주고 있다. 이번 시리즈에 비해서 사진 속의 인물들의 표정은 자연스러우며, 카메라 워크도 매우 다양하다. 어느 하나 획일적인 것이 없으며, 표면적인 이미지만을 포착하려는 시도도 없다. 촬영 현장의 분위기나 인물들의 호흡에 집중하며 촬영에 매진한다.

즉 전작이 소재의 세련미와 형식화에 집중한 사진이라면, 최근작은 내용의 치밀함에 집중한 사진이라고 말할 수 있다. 사진 속 인물들은 이국에서의 결혼 생활을 하는 이주 여성들이다. 사진의 소재 자체만으로도 감상자에게 무거움을 안겨 주고 있다. 그것은 이주여성 또는 다문화 가정이 우리 사회에 안겨 주는 문제점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동근이 위의 사실을 사진적 소재로만 이해하고 촬영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가 직접 이주 여성들의 모국으로 찾아가서 그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은 것은 그만큼 이주 여성들의 마음을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전작과 달리 '초청장' 시리즈에서 이주 여성뿐만 아니라 그녀들의 주변 사람들과 삶, 그리고 다양한 카메라 워크와 프레임의 스냅사진을 찍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인물들이 카메라 앞에서 박제된 듯한 모습이 아니라 카메라가, 아니 이동근의 시선이 그녀들의 삶에 깊숙이 침투해서 자유롭게 유영하는 모습을 '초청장' 시리즈에서 엿볼 수 있다.

무엇이 이동근을 1년 6개월 사이에 변화하게 했는지는 모르나 분명한 것은 그가 이전과는 달리 매우 성숙해졌다는 것이며, 사진의 대상에 대해 외견상으로만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깊은 공감을 하고 촬영에 임했다는 것이다. 이동근은 '초청장' 시리즈만 보더라도 분명 변화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발전할 것이다. 그리고 감상자는 그의 섬세함과 더불어 성숙함을 발견하게 된다. 이것이 우리가 앞으로도 이동근의 사진을 기대하게 하는 이유이다.


박종현

평론가

◇약력=경성대학교 외래교수. 부산대학교 예술학 박사(2009).부산대학교 영화연구소 전임연구원. 저서 '사진, 시선과 담론'(부산대학교 출판부, 2012).



당신을 위한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