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사진을 재발견하다 신진작가 성장 보고서] <2>'상상가' 연작 / 정금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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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적 이미지로 재구성한 꿈꾸는 세계

'상상가' 연작

지난해 '부산, 사진을 말하다-신진작가 포트폴리오' 마지막 주자였던 정금희는 중국 서부 티베트 지역에서 작업한 연작들을 통해 삶의 기원(起源)과 그곳 사람들의 기원(祈願)을 담아냈다. 그녀의 사진에서 우리가 주목했던 것은 다양한 색채감과 조형성 그리고 '감각적으로 포착한 이미지들이 내면적인 성찰과 합쳐지면서' 만들어 내는 독특한 분위기였다. 그러나 이국적인 풍경을 벗어나서도 자신만의 스타일을 유지하는 것이 가능할까? 외국의 풍경이나 사물을 찍는 사진가에게 항상 묻게 되는 질문은 그녀에게도 예외 없이 적용된다.

정금희의 시선이 이제는 어디로 향할지가 궁금해질 즈음, 올해 '상상가' 연작이 나왔다. 이번에는 중국 서부가 아닌 한국, 부산이다. 사진의 포맷도 달라졌다. '상상가'는 사진 속에서 자신의 존재 의미를 찾는 사진가 정금희 자신이다. 사진가는 사진이라는 세계에 속해 있으면서 카메라를 통해 그 세계를 시각화하는 존재다. 정금희는 그러한 사진가를 '상상가'에 비유한다. 따라서 '상상가'는 사진을 대하는 정금희의 태도인 셈이다.

'상상가'는 사진 속에 삶과 죽음, 우주의 질서를 담아내고자 했던 이전의 작업과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했지만, 이미지와 몽상의 세계를 담아내고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개념적인 작업이다. 선명하게 푸른 바다 앞으로 쏟아지듯 떨어지는 꽃잎, 바닷길을 걷고 있는 남자, 로우 앵글(low angle)로 찍은 나무에서도 "뚜렷하고 정교한 초점과 심도 있는 배경을 느린 셔터의 동적인 느낌과 반복적으로 교차"시키는 정금희 특유의 스타일이 고수된다. 과감한 프레임 설정도 여전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대상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구성함으로써 정금희가 바라보는 세계, 꿈꾸는 세계를 시(詩)적 이미지로 보여 준다는 점이다.

정금희를 주목하는 이유는 기존의 작업과 주제 의식을 같이하면서도 다른 장소에서 다른 시각으로 완전히 새로운 도전을 했기 때문이다. 사진가들이 흔히 범하는 오류 중의 하나는 자신만의 스타일을 구축하는 것과 유사한 소재의 반복을 동일시하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자신의 상상력을 작동시킨 이미지들을 통해 관객의 상상을 유도하고 유혹하는 '상상가'는 사진가로서의 정금희의 가능성을 보여 준다. 지난 '신진작가 포트폴리오'에서 "그녀의 시선이 어디로 향할지" 막연하게 기대했던 것과 달리, 이제는 앞으로 그녀의 성장을 믿음과 확신을 갖고 지켜볼 수 있을 듯하다.

'상상가' 연작
'상상가' 연작
'상상가' 연작
'상상가' 연작

'상상가' 연작



사진가로서 정금희의 꿈을 담아낸 작업이다. 이 시리즈에서는 대상을 새롭게 바라보고, 자신만의 시선으로 포착하고자 하는 정금희의 일관된 태도를 엿볼 수 있다.

◇ 약력=홍익대학교 대학원 사진학 박사과정 수료. 전시 경력 -'BEYOND'(2011년, 공근혜갤러리, 토요타아트스페이스), '함시방'(2010년, 선샤인시티) 등 개인전과 '사진꿈, 꿈사진'(2013년, 부산문화회관), '국제사진페스티벌 memory'(2013년, 북경 주중한국문화원), 'view, re-view, pre-view'(2011년, 한벽원 미술관), 'HELP EARTH'(2011년, 갤러리 이앙) 등 다수 단체전 참여.





이미정


사진비평가

◇약력=고은사진미술관 큐레이터, 경성대학교 철학과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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