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일시론] 작은 성공 모여 큰 승리 이루는 새해를
/김영섭 부경대학교 총장

이 새해 아침, 우리 모두 희망을 노래하며 청마(靑馬)의 기운으로 앞으로 힘차게 달려가야 할 시간이다. 국내외에 짙게 깔린 혼돈과 갈등을 걷어내고 일어서기 위해 우리는 희망을 호명해야 한다. 용기를 내어 지난해의 묵은 것들을 딛고 일어나야 한다. 이 해를 어떻게 살아날 것인지, 이렇게 시린 아침, 두 눈을 비벼야 한다. 새가 땅을 박차고 날아오르기 위해 '공기'라는 장애가 꼭 필요하지 않던가?
'착안대국 착수소국(着眼大局 着手小局)' 실천
'착안대국 착수소국(着眼大局 着手小局)'이란 말이 있다. 대국적으로 생각하고 멀리 보라, 그러나 실행은 한수 한수에 집중하라. 그리하여 작은 성공들을 모아 나가는 것이 승리의 길이라는 것. 문제를 바르게 보는 불변의 방법은 문제를 크게, 즉 큰 눈으로 보는 것이다. 문제를 작게 보면 정확히 알 수 없다. 문제를 모르면 당연히 해결이 불가능하다. 반면에 일을 성사시키려면 세심해야 한다.
'착안대국(着眼大局)'은 이 나라 지도자들의 몫이다. 새해에는 지금까지의 갈등을 치유하고 더 큰 눈으로 평화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 임진왜란 때도, 지도자들이 전쟁이 일어난다, 아니다로 갈팡질팡 하다가 큰 화를 입고 말았다. 전쟁으로 온 국토가 유린되었고 우리의 정신이 황폐화됐다. 지금은 글로벌시대 아닌가? 우리 안방의 모습이 바로 세계에 투영되고, 세계의 물줄기가 실시간으로 우리 속으로 흐르는 시대 아닌가? 우리는 지금 꿩이 덤불에 앞머리를 박고 안심하고 있는 것과 같지 않은가? 부디 새해에는 지혜를 모아 더 크고 평화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면 새해 당신만의 '착수소국(着手小局)'은 무엇인가? 일정관리 수첩을 펴고 맨 앞장에 하나하나 적어 보자. 이 시대 우리 사회의 큰 문제 중의 하나는 타인에 대한 이해와 공감능력의 부족이다. 이는 가족, 사회, 국가의 갈등과 메마름을 증폭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그래서 일정관리 수첩에 가장 먼저 '나는 언제나 당신을 배려하겠다'고 적어 보자. 그래, 우리 모두 전쟁 치르듯 살고 있으니까! 정말 우리네 삶이란 너무 힘들지 않은가? 지금 내가 조금 앞서 있다고 그만큼 평안하신가? 그럴 리 없을 것이다. 새해에는 나 자신부터 상대를 먼저 배려하는 마음을 다지고 착실히 실천해 나가야 한다.
일정관리 수첩에 그 다음 항목으로 이렇게 적어 보자. '사실과 상상을 구분하겠다.' 이 말은 '학문의 즐거움'을 쓴 히로나카 헤이스케의 말이다. 무엇이 사실인지 상상인지 분명히 구분하여 사실을 사실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말이다. 이 말은 복잡다단한 인간관계에 있어 나의 내면의 갈등과 분노를 효과적으로 조율할 수 있는 매우 유용한 말이다. '사실'은 엄연히 다른데, 나는 내 방식대로 '희망적인 관측'을 하고 있지는 않은가? 내가 원하는 바를 상대에게 강요하고 있지 않은가? 나를 미워하고 나를 괴롭히는 것은 타인이 아니라 바로 내가 만들어낸 상상인 경우가 얼마나 많던가?
그 다음에는 '진리를 자득(自得)하겠다'고 적어 보자. 맹자의 가르침이다. 진리에 깊게 도달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올바른 도(道)로써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확한 방법과 순서를 밟아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한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사물의 이치를 스스로 터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물의 이치를 스스로 터득하고 그에 따라서 행동할 때 확고한 신념을 가져서 무엇에도 동요하지 않게 된다. 확고한 안정성을 얻게 되면 날이 갈수록 그에 대한 이해가 깊이 쌓여 가고 이해의 축적이 심화되면 어느 방면에 적용하더라도 진리의 근원과 사통팔달 통하게 된다. 그래서 예부터 군자는 진리를 스스로 터득하는 것을 중시했다는 것이다. 모름지기 공부는 우직하게 소의 걸음으로 한발 한발 앞으로 나가는 일이다. 수많은 불면의 밤들, 외로움을 견디며 '무지'라는 딱딱한 벽을 뚫는 일이다. 가벼움과 지름길 찾기가 횡행하는 이 시대에 이 얼마나 준엄한 가르침인가?
도전하는 용기로 새로운 미래 개척
새해 저마다의 소국(小局)을 적어 두었을 당신의 일정관리 수첩이 궁금해진다. 지극히 개인적인 삶의 기술들, 이런 소소한 소국들이 모여 멋진 대국(大局)을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그리고 무엇보다 새해에는 우리 부디 '용기'를 잃지 말아야겠다. 용기(valor)가 바로 가치(value)다. 가치는 용기에서 나온다. 캄캄한 미지의 세계에 도전하는 용기말로 우리에게 새로운 미래를 열어 줄 것이다. 멋진 대국(大局)이라는 '가치'에 도달하게 해 줄 것이다. 일정관리 수첩에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적어 보자. '이를 위해 무엇보다 부지런해야 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