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기술로 모두가 깨끗한 물 혜택 봤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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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집중식 정수설비 특허 등록한 김동윤 부산대 명예교수

"보다 많은 부산시민이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도록 제 기술이 쓰였으면 좋겠습니다."

희수를 넘기고도 발명의 열정을 불태운 이가 있다. 김동윤(78) 부산대 명예교수다.

33년간 부산대 환경공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대한환경공학회 회장 등을 역임한 수질 전문가인 김 교수가 중앙집중식 정수처리설비에 눈을 돌린 것은 퇴임 후 책을 집필하면서부터다.

미네랄 풍부한 정수설비
6년 시행착오 끝에 발명
낙후지역에 설치 기대


그가 상수도 설계 등 실무에 도움이 되는 참고서가 부족하다는 생각에 4년여간 '상수도 공학' 집필에 매진하면서 자료를 모으던 중 기존의 수돗물을 보다 깨끗하게 공급하는 방법을 고민한 것. 이는 자연스럽게 발명으로 이어졌다.

2007년 책을 발간한 뒤 곧장 발명에 나섰지만, 발명의 길은 녹록지 않았다. 집 발코니에 유리기구 실험장치를 설치하는 과정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유리관이 터지는 건 예사였고 실험장치에서 수시로 물이 새면서 발코니가 물바다로 변하는 날이 잦았다. 흥건히 젖은 바닥에 발을 디딘 채 매일 수시간씩 실험에 몰두한 탓일까. 어느 틈에 발바닥 감각을 잃고 말았다. 김 교수는 "혼자서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다가도 부산을 위한 새로운 정수기술을 남기겠다는 생각에 마음을 다잡았다"고 말했다.

수차례 시행착오를 거쳐 3년 만에 실험을 마친 김 교수는 특허신청과 함께 실물 크기의 설비제작에 뛰어들었다. 김 교수의 취지에 공감한 입주민 대표의 도움으로 자택이 있는 아파트단지 안에 간이연구소를 차린 뒤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갔다.

설계도부터 수조와 저수조, 흡착탑 등 아파트 2층 높이에 달하는 모든 설비제작 작업을 혼자서 해냈다. 수많은 자투리 재료들이 제작과 관련한 다양한 시도를 증명이라도 하듯 사무실 한쪽을 가득 메우고 있다. 김 교수는 "난간을 수없이 오르면서 작업했더니 체력이 더욱 강해졌다"며 웃음지었다.

3년여를 매달린 끝에 설비가 완성됐고, 지난해 '생물 활성탄과 입상 활성탄을 이용한 정수시스템'이라는 명칭으로 특허등록에 성공했다. 발명에 나선 지 6년여 만이다.

김 교수가 발명한 정수처리설비는 물의 유기오염 농도를 나타내는 지표인 DOC(Dissolved Organic Carbon, 용존 유기탄소)를 시판 생수 수준으로 대폭 낮추면서도 칼슘이나 마그네슘 등 몸에 좋은 미네랄 성분은 그대로 유지해 일반 가정용 정수기와 차별된다. 아파트 등 집합시설에 설치해 개개인이 가정에 정수기를 설치하는 것보다 비용이 크게 절감되는 장점도 있다.

김 교수는 이 같은 설비가 부산 전역, 특히 저소득층과 차상위계층이 많이 몰린 지역을 중심으로 보급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부인 김계희(74) 씨와 부산의 한 낙후지역을 직접 답사해 설치 가능 여부를 조사하기도 했다. 김 교수는 "부산을 위해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은 수질개선"이라며 "좋은 물을 지속적으로 마실 수 있는 환경이 부산 전역으로 확대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

사진=이재찬 기자 c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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