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사고] 인천~제주 항로 20년간 독점 '의혹'
해양수산부가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에 20년 간 인천∼제주 항로 독점권을 준 것으로 드러나 특혜 의혹이 일고 있다.
23일 해수부와 해운업계에 따르면 인천해양항만청은 지난 1999년 세모해운이 인천∼제주 항로 면허를 청해진해운에 매각하는 것을 승인했다.
세모해운은 1997년 한강유람선 사업 실패로 부도를 냈다. 세모그룹이 금융권에 2천억 원대의 빚을 지고 부도를 냈는데도 해수부는 유 전 회장이 빼돌린 재산으로 세운 청해진해운에 인천∼제주 등 세모해운의 항로 면허를 대부분 물려준 것.
이에 따라 유 전 회장 일가는 1995년 세모해운이 인천∼제주 항로에 취항한 이후 20년간 이 항로를 독점했다. 해운업계에선 뱃길로 제주를 찾는 관광객이 크게 늘어났는데도 항로를 독점해온 청해진해운이 노후 선박인 세월호의 증편과 과적 운항을 일삼아 안전성이 크게 악화됐다고 지적하고 있다. 세모해운은 1991년 해수부로부터 인천∼제주 항로 면허를 처음 받을 때도 특혜의혹을 받았다. 당시 세모해운은 무리한 항로 인수로 적자가 쌓이고 있었는데도 인천∼제주, 제주∼여수 등 4개 신규 항로 면허를 집중적으로 취득해 설립 2년 만에 국내 1 위 연안여객선사로 급성장했다.
특히 해수부는 인천∼제주 항로의 면허를 받은 뒤 1995년까지 선박을 확보하지 못한 세모해운에 수차례에 걸쳐 면허 인가를 연장해준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해운법에 따르면 해수부는 항로 면허를 받은 해운사가 1년 내에 선박을 취항시키지 못하면 면허를 취소할 수 있었다.
한편 해수부는 특혜 의혹에 대해 "특정 항로에 이미 취항한 해운사의 수익성이 유지될 때만 다른 선사의 취항을 허가한다"며 "인천∼제주 항로 사업성이 높지 않아 신규 면허를 내주기보다 청해진해운이 세월호 운항횟수를 늘리도록 했다"고 해명했다.
이주환 기자 jhw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