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군 '별난 부서'] 김해시 도서관사업소
'책 읽는 도시' 만들기 주도
김해시 도서관사업소 간부들이 기적의 도서관에서 현장 정책회의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정태백 기자"중소기업, 경전철, 난개발, 도시팽창…." 경남 김해시 하면 쉽게 떠올려지는 낱말이다.
하지만 이제는 그간의 다소 딱딱했거나 부정적인 이미지를 불식시킬 수 있는 수식어가 하나 추가됐다. 시가지 공원이나 도심가 생태하천 등에서 책을 읽고 있는 시민들의 모습이 심심찮게 목격되면서 책을 가까이 하는 '책의 도시'로 변모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이미지 반전에는 행정의 역할이 컸다. 전국에서 유일한 김해시 행정조직인 '도서관사업소'가 그 중심이다. 지난 2010년 출범한 이 직제는 국장급(4급) 소장직에다 사업소 내에는 4개 과와 13개 담당에 70명의 직원이 근무한다.
전국 유일한 책 전담 조직
국장급 소장 등 70명 근무
작은 도서관 확충 성과
타 지자체 벤치마킹 줄이어
다른 기초자치단체에서는 과 단위 직제는 고사하고 계 단위도 흔치 않다.
도서관사업소의 주된 업무는 학교지원과 평생학습 등 교육과 관련한 것을 포괄적으로 맡고 있지만, 책 읽기 장려와 도서관 관리다.
'책 읽는 도시'를 표방하면서 출발된 도서관사업소인 만큼 그 명분도 뚜렸했다. 인구가 급증하고 도시가 급격히 팽창하면서 각종 사회적 병리현상에 적극 대처하고 품격 있는 도시건설의 최우선 정책으로 '책과 함께하는 도시'를 내세웠다.
먼저 인프라 구축을 위한 도서관 확충사업에 손을 댔다. 그러면서도 무엇보다 시민들이 이용 가능한 정책을 우선시했다.
규모가 큰 시립도서관 위주가 아닌 시민들이 손쉽게 책을 접하고, 도서관을 찾을 수 있도록 100㎡ 내외의 작은도서관 확충으로 정책도 바꿨다. 이후 생긴 작은 도서관만 36개소다. 관내 19개 읍·면·동별로 최소 2개 이상의 도서관이 운영되고 있다. 소장 도서만도 82만 권이 넘는다.
책 읽기는 도서관사업소 직원과 간부 공무원이 앞장섰다. 스스로 선정한 책을 읽고 토론도 했다. 이때부터 이어진 것이 해마다 특정책을 선정해 토론과 다양한 문화로 연결하는 '김해의 책' 사업이고, '청소년 인문학 읽기 전국대회'는 책을 좋아하는 웬만한 젊은이라면 뇌리에 각인돼 있을 정도다.
아예 어린이 때부터 책과 함께하는 정책도 수두룩하다. 신생아에게 책을 선물하는 '북스타트 운동'과 전국에서 몇 안되는 '기적의 도서관'은 지역 어린이들 사이에 '책과 노는' 좋은 놀이터로 대접받고 있다.
재능기부 프로그램과 도서관을 통한 지역사회 교류협력사업도 계획 중이다.
이런 도서관사업소이지만 설치 당시에는 시청 직원들 조차 반대의견을 내놓는 등 어려움이 많았다.
도시규모가 나날이 팽창하면서 행정수요가 급증할 당시였기에 "한가하게(?) 독서 놀음이나 하고 있을 때냐"는 자조섞인 말들이 나온 것이다. 설치 당시부터 줄곧 이 부서에서 일해온 차미옥(53) 담당은 "꼭 놀고 먹는 양 여기는 주변 동료들의 시선 때문이라도 '책의 도시' 조성에 더 전념한 계기가 됐다"고 귀뜸했다.
많은 성과물이 부정적 이미지를 잠재운 것이다. 최근에는 도서관사업소의 성공적인 운영방법을 벤치마킹 하러온 일선 자치단체의 발길이 끊이질 않고 있다. 지난달에는 경기도와 강원도의 몇몇 자치단체가 노하우를 배우고 갔다.
조종호 도서관사업소장은 "디지털시대에 도서관사업소라는 아날로그 이름을 갖고 있지만 모바일 통합관리와 운영만큼은 스마트 그 자체"라면서 "김해가 '책의 도시'라는 인식이 자리매김할 때까지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태백 기자 jeong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