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후죽순 캠핑장, 300만 이용객은 불안하다
'초보 캠핑족' 김 모(41) 씨는 최근 경남의 한 야영장에서 아찔한 경험을 했다. 저녁 음식을 만들려고 화로에 불을 붙이려다 불씨가 비닐봉지에 옮아붙었던 것. 급히 소화기와 방화수를 찾았지만 없었다. 김 씨는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겨우 불을 껐다.
뒤늦게 야영장 주인에게서 '야영장에 소화기가 한 대뿐'이라는 말을 들은 김 씨는 "야영장 안전시설이 이렇게 허술한지 몰랐다"고 혀를 찼다.
캠핑이 대표적 레저활동으로 자리 잡아 캠핑인구 300만 시대가 됐지만, 캠핑족들이 찾는 야영장이 각종 안전사고에 취약하다는 지적이다.
관리·운영 법 규정 없고
안전기준 권고사항 그쳐
전국 1천800여 곳 중
등록 업체 230곳 불과
특히 캠핑 성수기를 맞아 미등록 야영장은 소방·안전시설이 턱없이 부족하고 업주에 대한 안전교육도 사실상 없어 대형 사고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 관계기관의 단속도 허술해 '안전 사각지대'가 되고 있다.
30일 안전행정부에 따르면 현재 전국 야영장은 1천800여 개로, 이 중 230여 개만 등록돼 있다.
캠핑인구가 급증, 캠핑산업이 연간 5천억 원대의 매출을 올리는 대형 산업이 되면서 야영장도 우후죽순 늘고 있다.
야영장은 관광진흥법상 '자동차야영장업'으로 분류돼 자동차를 이용하는 여행자의 야영, 취사, 주차에 적합한 시설을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야영장 관리·운영에 대한 별도의 법 조항은 없고 안행부, 문화체육관광부, 산림청 등 유관 부처가 지난해 10월 만든 '캠핑장 통합안전기준'에 따라 운영된다.
이 기준에 따라 입지조건, 안전시설(소화기·전기·대피시설), 안전운영(운영시간, 보험가입) 기준이 마련돼 있다.
하지만 각종 안전기준은 권고사항에 불과하고 점검도 여름철 성수기 이전 1년에 1차례뿐이다.
관계기관의 안전점검 결과 야영장 안전 실태가 엉망이고, 각종 사고 위험이 있어도 중점관리대상으로 지정하는 게 전부다.
야영장 관리감독기관도 자동차야영장(문체부), 청소년야영장(여성가족부), 국립공원야영장(환경부), 자연휴양림야영장(산림청), 기타 야영장(안행부)으로 나뉘어 단속·책임 소재가 모호하다.
이 때문에 캠핑 관련 단체들은 관련 법 개정으로 미등록 야영장을 제도권에 흡수해 안전관리와 단속을 일원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대한캠핑협회 부산지부 관계자는 "미등록 야영장은 안전시설을 제대로 갖춰 놓지 않았고, 안전사고가 발생하면 소비자가 보상을 요구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없다"며 "야영장 관련 법률을 조속히 손질해 캠핑 관련 소비자 피해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6월 관련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새정치민주연합 김윤덕(전주 완산갑) 의원은 "급격히 늘어나는 사설 야영장을 규제할 법이 없어 상당수 야영장이 안전 사각지대가 되고 있다"며 "7월 국회에서 다양한 종류의 야영장을 관광진흥법에 포함하고 업주의 안전교육, 안전의무를 강화하는 법률 개정안을 심의할 것이다"고 말했다.
전대식 기자 pr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