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명계류장, 준공 1년 만에 애물단지 전락 위기
2일 부산 북구 화명생태공원 계류장 주위에 녹조와 부유물들이 떠다니고 있다.최근 이곳에 계류 중이던 요트 중 절반이 떠나면서 화명계류장이 위기를 맞고 있다. 김병집 기자 bjk@화명계류장 요트 선주들이 낙동강에서 요트를 즐길 수 없다며 발걸음을 돌리고 있다. 낙동강을 '수상 레포츠의 메카'로 만들겠다며 문을 연 화명계류장은 1년 만에 애물단지로 전락할 위기에 놓였다.
3일 부산 북구 화명생태공원 화명계류장에 계류 중이었던 요트 26척 가운데 절반인 13척이 화명계류장을 떠났다. 지난해 7월 부산시에서 낙동강을 수상 레포츠 산업의 중심지로 만들겠다며 60억 원을 들여 만든 화명계류장이 1년 만에 외면 받은 것이다.
녹조·진입도로 문제 심각
가로등 부족, 보안도 허술
요트 26척 중 13척 떠나
선주들은 녹조 때문에 요트를 즐기기 어렵고, 야간에 애정 행각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 가족과 친지들을 데려오기 민망하다며 떠나는 이유를 설명했다. 다대항 배후도로가 확장된 이후 접근성이 떨어진 점도 지적했다.
최근 낙동강에 녹조가 심각한 수준으로 늘었긴 하지만 낙동강 녹조는 하루이틀 일이 아니다. 유량이 많은 장마 기간을 제외한 요트 성수기인 여름철 내내 항상 녹색 빛이 감돈다. 한 선주는 "여름철 요트를 많이 찾는데 가족이나 지인과 함께 더러운 강에서 요트를 즐길 수는 없지 않겠느냐"며 푸념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발생한 녹조에 낙동강변에서 요트를 즐기는 것을 아예 포기한 선주들도 있었다. 썩은 녹조 덩어리가 운항 중 엔진에 들어가게 되면 엔진에 이상이 생겨 수리비만 수백만 원이 들기 때문이다.
요트를 즐길 환경도 열악한 판국에 화명계류장을 수상 레포츠의 중심으로 만들겠다는 정책과 교통 정책은 엇박자를 내 접근성이 오히려 나빠졌다.
지난 5월 화명~양산 간 다대항배후도로 개통 이후 배후도로에서 계류장으로 들어오는 길은 폐쇄됐다. 그래서 선주들은 계류장으로 진입하기 위해 금곡 방면으로 4㎞가량을 우회해야 한다.
계류장 주차장에서 애정 행각을 벌이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생태공원 안쪽까지 자동차 운행이 가능한 곳은 계류장 주차장뿐인데 가로등이 많지 않아 일명 아베크족들이 많이 찾는다. 가족, 지인들과 함께 요트를 타러 왔다 곤란한 상황을 겪는 일도 잦았다.
가로등이 거의 없다 보니 보안에 대한 걱정도 크다. 관리인들은 오후 7시께 퇴근하는데 누구라도 손쉽게 요트로 들어갈 수 있다. CCTV 4대가 있지만 조명이 어두워 제대로 감시가 되지 않는다. 때로는 요트 내 귀중품을 지키기 위해 잠을 자기도 하는 실정이다.
한 선주는 "요트를 제대로 즐기지 못하는 상황에서 한 달에 20만 원 가까이 되는 계류비를 낼 선주는 없다"며 "낙동강에서 요트를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만 했지 사실상 껍데기만 지어 놓은 셈"이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부산시 낙동강관리본부 관계자는 "녹조를 없애기 위해 펌프를 이용해 물을 순환시키는 등 작업을 진행하고, 보안을 위해 가로등을 추가 설치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