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이슈] "작은 권리도 찾자" 소비자 집단소송 시대
"뭉쳐서 싸우자" 기업에 맞선 乙들의 권리 찾기

지난 26일 정부로부터 국산차 2개사와 수입차 4개사의 6개 차종에 대해 '연비 부풀리기' 판정이 난 것과 관련, 소비자들이 '작은 권리도 찾자'며 집단 소송에 나서면서 한바탕 소송전쟁이 예고되고 있다. 자동차와 관련해 집단 소송이 이뤄진 것은 2004년 출력 부풀리기 이후 10년 만이다. 소비자들의 권리가 신장되면서 힘을 모아 기업과 싸우는 '집단 소송 시대'가 이제는 대세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3일 연비 소송을 진행 중인 법무법인 예율에 따르면 자동차 연비 부풀리기와 관련해 네이버의 '연비 부당광고 집단소송' 카페에 집단소송을 신청한 소비자는 1천200명을 넘어섰다. 예율 측은 이번 1차 소송을 통해 약 3천 명 모집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오는 7일 소장을 접수할 예정이다.
'뻥연비' 1천200명 소송 신청
개인정보유출 피해 2천55명
카드 3사 상대로 소송 준비
피해 보상제도는 아직 미흡
예율 김웅 대표변호사는 "당초 1천 명 정도로 참여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소비자들의 소송 열의가 놀라울 정도다. 향후 몇 차례 소송을 통해 최대 1만 명까지 소송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네이버 카페에는 소송에 참여한 이들의 열의가 뜨거웠다.
"미국에서도 연비가 과장되어 미정부로부터 엄청난 액수의 과징금을 부과받았습니다. 국내 소비자만 봉입니까", "꼭 승소해서 다시는 이런 허위 연비또는 과장광고로 피해보는 소비자가 없었으면 합니다" 등의 글을 올리고 있다.
소비자들의 권리 찾기는 이미 다른 분야에서도 진행되고 있다.
올해 초 1억여 건의 개인정보유출 사고를 낸 국민, 농협, 롯데 등 카드 3사에 대해 소송 신청을 한 피해자들은 3일 현재 대략 2천55명이 넘는다. 소송가액만 1천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송을 진행하고 있는 법무법인 바른은 이달 말까지 소송 참가 신청을 받아 1차 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해 9월엔 상조업체 폐업으로 피해를 입은 가입자 33명이 원고인단을 구성,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를 통해 소를 제기해놓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소비자들의 집단 소송 열기가 뜨거운 것은 예전과 달리 국민 의식 고양으로 소비자들이 자기권리 찾기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 주된 요인. 여기에 최근 변호사들이 시민단체에 참여하는 등 소비자 피해와 관련된 소송 환경이 좋아진 것도 한몫하고 있다.
또한 소비자 피해에 대한 현행 보상제도가 미흡한 것도 결국 소송을 선택하게 하고 있다. 10년 전 '자동차 출력 부풀리기' 소송을 진행했던 자동차시민연합 임기상 대표는 "이번 소송 진행과정을 보면 10년 사이 시민의식이 많이 바뀐 걸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소송이 진행될 경우 소비자들의 불편과 사회적 비용이 이만저만 아니다. 결국 현대차 등 연비 부풀리기 의혹이 있는 제조사들이 자발적으로 보상을 하도록 소비자나 시민단체가 적극 참여해서 압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소송을 진행하는 경우에도 현행 소비자기본법상 소비자 피해보상은 소송 당사자만 보상하게 돼있다. 이에 대해 부산YMCA 황재문 실장은 "이명박 정부 시절에 소비자 기본법이 개정됐는데 대표소송제 도입과 관련해선 기업들에 막대한 피해를 준다는 이유로 도입이 배제됐다"면서 "대표소송제 도입과 피해액의 20~30배를 배상하는 징벌적 손해배상제의 도입이 이제는 검토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