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보는 '녹색가계부'] 친환경 실천 '녹색 9단 주부' 되어 보세요!
입력 : 2014-07-04 09:55:55 수정 : 2014-07-04 11:44:15
쌀뜨물 천연세제 쓰고… 달걀껍질은 천연 칼슘 비료… 주전자에 콩나물 키우고…
부산환경운동연합 '노 임팩트 우먼 프로젝트'팀원들이 기획회의를 끝낸 뒤 사업 성공을 기원하는 건배를 하고 있다. 부산환경운동연합 제공친환경을 실천하는 방법은 많다. 그러나 막상 가정에서 이를 실천하는 게 쉽지 않다. 전기 한 등을 끄고, 플러그를 뽑아봤자 거대한 공장 하나가 더 생기면 전기 절약이 무색해지니 자괴감이 들 때가 많다. 하지만 환경운동을 몸으로 실천하는 주부들의 작은 움직임이 지구를 더 푸르게 하는 것 또한 사실이다. 부산환경운동연합은 주부 모두가 '녹색 9단'이 되기 위한 '노 임팩트 우먼(No Impact Women)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단기 목표는 녹색가계부 제작. 녹색 9단 주부가 되기 위한 비법서다. 녹색가계부는 오는 10월 책자로 나온다. 여기에 담길 내용을 자칭 '녹색 9단' 함은경(부산 금정구 구서동) 주부로부터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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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전자로 콩나물을 키우는 모습. 부산환경운동연합 제공 |
■콩나물시루가 없다고?콩나물을 키우려면 전용 시루가 꼭 있어야 한다는 것은 핑계다. 함 씨는 주전자를 대신 사용한다. 주전자는 우리가 잘 아는 수수께끼처럼 '머리로 먹고 옆구리로 뱉는' 도구다. 즉, 주둥이로 물을 따라 내고 뚜껑으로 햇빛을 차단할 수 있는 것이다. 순서는 이렇다. 콩을 8시간 이상 물에 불린다. 콩 크기가 두 배로 커진 정도라면 충분히 불었다. 불린 콩은 곧바로 헹궈 주전자 바닥에 촘촘히 깐다. 주전자 뚜껑을 닫고 하루 정도 지나면 발아가 시작된다. 여름에는 그 속도가 무척 빠르다. 물은 보통 4시간마다 한 번씩 주되 바로 따라낸다. 집안 온도에 따라 다르지만 1주일 정도면 먹을 수 있다.
■쌀뜨물은 멋진 세정제쌀뜨물은 그 자체로도 기름때를 제거하는데 탁월한 효과를 발휘한다. 이걸로 세정제를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다. 우선 첫 물은 부유물이 많으니 흘려서 버린다. 그 다음에 쌀을 손으로 씻어 뽀얀 뜨물을 마련한다. 여기에 EM효소를 넣고, 설탕과 소금을 첨가해 1주일 정도 두면 세정제가 된다. 이 세정제는 유익한 균이 많아 식물 영양제로도 사용할 수 있다. 준비물은 쌀뜨물 2L에 설탕 20g, 소금 2g, 미생물(EM효소) 20㎖. 쌀뜨물의 하루 발생량이 딱 2L가 아니니 감안해서 만들면 된다. 쌀뜨물 세정제는 친환경 제품이라 젖병을 씻을 때 쓰는 주부가 많다. 세수를 할 때 사용하면 미용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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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걀껍질을 갈아 거름을 만드는 장면. 부산환경운동연합 제공 |
■달걀껍질로 만든 거름가정에서 단백질 보충원으로 가장 많이 애용하는 완전 식품 중의 하나가 달걀. 그러나 그 껍질은 일반 쓰레기라서 별도로 배출해야 한다. 하지만 이것도 잘 활용하면 집안의 화초를 키우는 거름이 될 수 있다. 거름을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다. 달걀을 잘 헹궈서 뒤집어 말린다. 곱게 가루를 내고 밀폐 용기에 담으면 끝. 필요할 때마다 화분이나 텃밭의 흙에 일정량을 섞어 사용하면 칼슘질 비료가 된다. 액비가 필요할 경우도 있다. 이때는 식초를 달걀껍질 가루 3배 정도와 섞어서 우려낸다. 식초를 달걀껍질에 부으면 부글부글 끓다가 천천히 가라앉는다. 4~5일이 지나면 훌륭한 칼슘액비가 완성된다. 이 액비를 물 100배로 희석시켜 주면 식물이 튼튼하게 잘 자란다.
■물 절약 대안 '3단 싱크대'물이 귀한 줄 다들 알지만 설거지를 하다보면 물을 아끼기가 쉽지 않다. 수도꼭지를 틀어 놓고 그릇을 씻는 경우가 대부분. 꼭 물을 아끼기 싫어서라기보다는 세제를 제대로 씻어내려면 흐르는 물에 설거지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보통의 부엌에는 개수대가 2개. 그런데 개수대가 3개 있다면 물을 획기적으로 절약할 수 있다고 함 씨는 말한다. 호주의 한 생태마을에서 큰 대야 3개로 설거지를 끝내는 것을 보고 그는 무릎을 탁 쳤다고 한다. 한 곳은 세제를 푼 개수대, 두 번째는 초벌 헹굼, 세 번째는 마무리 헹굼을 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하면 물을 아끼면서 느긋하게 설거지할 수 있다. 수도꼭지를 틀어놓고 설거지를 하면 늘 마음이 급했는데 3단계 개수대는 그럴 일이 없다는 것. 개수대가 2개뿐인 가정이라면 커다란 대야를 활용할 수 있다.
■도전! 생태 뒷간물을 사용하지 않는 '톱밥 변기'를 가정에 설치할 수 있다고? 단독주택에서 생활하는 함 씨는 지금까지 아무런 민원(?) 없이 3년째 분변토 거름을 생산하고 있다. 옛날 시골 잿간 화장실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인분을 받을 들통 같은 용기와 톱밥, 그리고 그것을 보관할 거름 보관장으로 준비 끝이다.
톱밥이 들어가면 분변은 신기하게도 깔끔해진다. 보관장에서 1년 정도 느긋하게 숙성시키는데 냄새가 전혀 나지 않는다. 숙성 과정에 70도 이상 열이 발생해 유해 세균이 다 죽고, 이후 후숙 과정까지 거치면 손으로 만져도 냄새가 나지 않는다. 식물에게는 이 분변토가 가장 맛있는 식사다. 주말농장이 있다면 아파트에서도 도전해 볼 만하단다. 약간의 용기가 필요할 것 같다.
'노 임팩트 우먼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부산환경운동연합 민은주 국장은 "가정 내 환경 운동뿐 아니라 자가용 덜 타기, 1회용품 사용 안 하기 등 녹색가계 활동을 계속 발굴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편 부산환경운동연합(051-465-0221)은 매달 1차례 '노 임팩트 우먼 프로젝트' 교양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재희 기자 jaehee@busan.com
■'노 임팩트 우먼 프로젝트'란
쓰레기 배출을 극소화하자는 취지의 환경운동으로, 지난달부터 부산환경운동연합이 주도하고 있다. 이는 미국 환경운동가 콜린 베번이 미국 뉴욕에서 1년 동안 TV를 버리고, 쇼핑은 줄이고, 대중교통만 이용하며, 지역 농산물을 사 먹고, 일회용품은 일체 사용하지 않으면서, 쓰레기도 배출하지 않는 삶을 시범적으로 산 데서 유래했다. 그는 이 같은 경험을 토대로 '노 임팩트 맨(환경에 영향을 주지 않는 사람)'이란 책을 출간했는데, 부산환경운동연합이 이를 차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