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치열했던 인도네시아 대선 최종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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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수의 아들(개혁 연합 조코위)도, 대통령의 사위(보수 연합 수비안토)도 "우리가 이겼다"

9일 대선이 치러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조코 위도도(조코위) 후보가 대선 승리를 선언한 후 승리를 상징하는 V자를 그려 보이고 있다. AP연합뉴스

'인도네시아 대선, 진짜 승자는 누구?'

지난 9일(현지시간) 치러진 이슬람권 최대 민주국가 인도네시아 대선에서 개혁,보수 진영이 모두 승리를 선언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1억 9천만 명 지난 9일 투표
여론조사기관 표본개표 결과
조코위 우세 속, 양측 승리 선언
22일 최종 개표 결과 초미 관심

이번 대선은 지난 1998년 독재자 수하르토의 32년 철권통치가 막을 내린 후 시행된 가장 치열했던 선거로 결과 불복 우려도 나오고 있다.

개혁 성향인 투쟁민주당(PDIP) 연합 조코 위도도(일명 조코위·53)-유숩 칼라 후보와 보수 진영 대인도네시아운동당(그린드라당) 연합 프라보워 수비안토(62)-하타 라자사 후보 측은 박빙의 대결을 펼쳤다.

두 대선연합 후보 측은 이날 주요 여론조사기관·언론사의 표본개표 결과가 나온 후 각각 승리를 선언했다. 출구 조사를 한 7개 기관 중 5곳에서 조코위의 우세를 점쳤고 수비안토의 승리를 예견한 기관은 2곳이다.

인도네시아 유권자 수는 1억 9천만 여명. 이들은 전국 48만 여 투표소에서 투표권을 행사했다. 선거관리위원회의 최종 개표 결과는 22일 발표된다.

인도네시아 대선 투표가 실시된 9일 파푸아 지방 자야푸라에서 한 원주민이 투표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패배한 측에서 승복하지 않고 헌법재판소에 소송을 제기한다면 최종 당선자 결정은 8월 말 또는 9월 초까지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수하르토 독재 정권 실각이후 지난 2004년 대통령 직선제가 도입됐다. 초대 직선 대통령으로 연임에 성공한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대통령은 3연임 제한으로 이번 대선에는 출마하지 못했다. 그가 이끄는 집권 민주당도 4월 총선 득표율 10.19%로 대선 후보 등록 요건에 못 미쳐 후보를 내지 못했다. 따라서 이번 대선의 승자는 누가 되든 첫 직선제 정권 교체를 이루게 된다.

■서민 후보 조코위의 승리?=9일 여론조사기관·언론사의 표본개표 결과 조코위-칼라 후보 측이 비교적 큰 차이로 승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뢰도가 높은 여론조사기관으로 꼽히는 '사이풀 무자니 리서치&컨설팅'(SMRC)과 콤파스, 싱크탱크 자카르타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는 조코위-칼라 후보의 득표율을 52.34∼52.97%, 프라보워-하타 후보는 47.03∼47.66%로 집계했다. 전문가들은 두 후보 간 격차 4.68∼5.92%포인트는 표본개표 오차범위인 ±1% 내외를 훨씬 벗어나는 것이라며 결과에 신뢰를 보냈다.

그러나 프라보워-하타 측은 2개 여론조사기관이 자신들이 50.05∼52.05%, 조코위-칼라 후보가 47.95∼49.84%를 얻은 것으로 집계했다며 승리를 선언했다.

인도네시아 국내외 경제계는 조코위 후보의 대선 승리 가능성에 환영하는 분위기다. 10일 인도네시아 증시는 장중 한때 5천161.1까지 치솟는 등 지난 1년간 최고치였던 5월16일 5천31.57을 크게 웃돌았다. 외환시장의 루피아 강세도 이어지고 있다.

외국 투자자들은 개혁 성향의 조코위 후보가 당선되면 인도네시아 투자에 걸림돌이 되는 행정부의 관료주의와 부정부패를 개혁하고 사회기반시설 확충에 적극 나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오바마' vs 대통령의 사위=선관위 최종 개표 결과에서 조코위 후보의 당선이 확정된다면 인도네시아 정치의 세대 교체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조코위 후보는 인도네시아 중부 사바에서 가난한 목수의 아들로 태어나 가구사업으로 성공했다. 이렇다할 배경이나 지지세력도 없이 정계 입문 10년도 안돼 일약 대선 후보가 됐다.

조코위는 '담대한 희망'이란 단 한 번의 연설로 민주당의 희망으로 부상했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 견줘 '인도네시아의 오바마'로 불리기도 한다. 그는 2005년 수라카르타 시장에 당선된 후 현장 위주 친서민 정책과 행정 개혁 등으로 전국적인 명성을 얻었다.

수라카르타 시 실업계 고교생들이 에셈카라는 SUV 차량을 생산하자 이 차를 시장 관용차로 채택해 전국적인 이목을 끌기도 했다. 그의 현장 중심 행보는 2012년 자카르타 주지사 당선 후에도 계속됐다.

그의 이번 대선 구호는 '조코위는 우리'(Jokowi is us)였다. 대선 구호처럼 조코위는 유권자가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선거운동으로 새바람을 일으켰다.

그와 맞대결을 펼친 수비안토는 수하르토 전 대통령의 사위다. 인도네시아 명문가 출신인 수비안토는 할아버지가 국영은행 설립자이고 아버지는 수하르토 정부에서 경제 장관을 지냈다.
9일 인도네시아 대선 후보 프라보워 수비안토(사진 가운데)가 자카르타에서 기자회견 도중 경례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수하르토 정권에서 군 요직을 두루 거친 수비안토는 1998년 육군 최정예부대 코스트라드(전략 예비군) 사령관에 올랐다. 이후 정계로 나선 그는 "인도네시아 민주화 운동을 탄압한 장본인"이란 비판을 줄곧 받아왔다.

그는 군부의 지원과 수하르토 시대에 대한 향수를 지닌 보수층의 지지로 이번 대선 후보로 나섰다. 강승아 기자 se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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