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속의 4대강' 논란 '사방댐' 이대론 안 된다] 하. 방재와 환경보호 사이의 대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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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태 등 재난 막는 유일수단' 고정관념 벗어나야

나무와 자연석 등 자연물을 활용해 조성한 사방댐인 일본 히로시마 현의 한 '정원사방'(왼쪽)과 물고기 이동 통로인 어도가 설치된 아오모리 현의 대형 사방댐. 부산일보DB

사방댐은 계곡 상류에서 발생한 산사태 등으로 토사 등이 한꺼번에 하류로 쏟아지는 것을 막기 위한 소규모 댐으로 국내에서는 1986년부터 조성되기 시작했다.

사방댐은 현재 전국 7천700여 곳에 설치돼 있다. 올해만 전국 900여 곳에서 건설됐거나 추진되고 있을 정도로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다. 사방댐은 환경 파괴와 실효성 논란에도 불구하고 집중호우 등 자연재해 증가를 이유로 오는 2030년까지 2만 4천600곳에 추가로 건설될 예정이다.

공청회·주민 동의 의무화
꼭 필요한 곳에만 설치
유역하천 통합관리 필요

■환경친화적 사방댐? 본질적 대안될 수 없어


산림청도 사방댐 건설로 인한 생태계 훼손 등 환경파괴 부분에 대해 일정 부분 인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투과율이 높고 목재나 전석 등 환경친화적 재료를 사용한 사방댐을 대안으로 내세우고 있다.

사방댐의 투과율이 높다는 것은 하천에서 어류와 파충류 등의 이동과 토사가 하류로 이동하는 것이 자유롭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사방댐 횡단면이 완전히 폐쇄된 단절형이 아니라 횡단면이 하천 바닥에서부터 끝까지 수직으로 개방되거나 상부가 일부 개방된 형태로 댐을 만들어 투과율을 높이고 어류 등 생물이 이동할 수 있는 통로 역할을 하도록 한다는 것. 기둥 모양의 구조물을 세운 필라형, 슬릿트형, 테트라블록형 등이 대표적인 예다. 부산 사하구 괴정동에 설치된 사방댐처럼 링네트 형식으로 그물이 떠내려온 토사와 나무 등을 막을 수 있도록 한 경우도 있다.

그러나 환경단체들은 투과율이 높은 사방댐도 결국에는 콘크리트로 만든 구조물인데다 전석이나 목재를 사용하더라도 콘크리트가 전혀 사용되지 않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또 환경파괴의 문제는 댐 구조물 그 자체가 아니라 계곡 양안과 내부를 콘크리트 등으로 메꾸는 것이 더 큰 이유가 있기 때문에 근본적인 대안이 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전문 검증기구·주민 동의 통해 무분별한 건설 막아야

환경단체와 전문가들은 인공구조물 형식의 사방댐을 설치하는 근시안적인 대책보다는 환경 피해를 최소화하는 보다 근본적인 사방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사방댐을 꼭 설치해야 한다면, 지금처럼 전국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무분별하게 진행할 것이 아니라 전문적인 검증을 거쳐 꼭 필요한 곳에만 설치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산림청은 지난 6월부터 사방댐은 산사태 취약지역으로 지정되지 않으면 사방사업평가를 받을 수 없도록 했다. 그러나 지정되기 전이라도 지정절차가 진행 중인 지역은 사방사업평가를 받을 수 있어 난립 가능성은 얼마든지 열려 있는 셈이다.

무엇보다 개선해야 할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사방댐 사업의 발주와 타당성평가, 시공 등 관련사업을 산림청과 산하기관에서 모두 담당하고 있는 비정상적인 구조다. 산림청이 발주하는 사방댐 사업을 시행하려면 우선 산사태 취약지역으로 선정되야 하는데, 이를 수행하는 연구지정기관이 산림청이다. 이후 사방사업 타당성평가를 사방협회에서 시행하게 되는데, 사방협회는 2008년 산림청장의 법인설립허가를 받아 세워진 특수법인이다. 사방댐 공사 역시 산림청 산하기관인 산림협회가 시행한다. 사업 추진과정에서 객관성과 공정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환경단체들은 또 사방사업 실시계획에 대해서도 환경영향평가를 의무화하고, 주민설명회와 공청회 등도 법적 의무화해 주민 동의를 반드시 받아야만 사업시행이 가능하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역하천 통합관리 등 근본적 해결책 필요

전문가들은 사방댐을 설치해야만 산사태 등 재난을 막을 수 있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강살리기네트워크 공동대표인 김진홍 중앙대 건설환경공학과 교수는 "산사태의 근본 원인은 산림 파괴에 있다. 산지 난개발로 인해 빗물을 흡수하지 못하는 환경에서 산사태가 발생하기 때문에 빗물이 침투할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사방댐처럼 빗물을 모으는 저류시설을 설치할 게 아니라 훼손된 산림을 복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산지 계곡에서 시작해 바다로 흘러들어가는 거대한 하나의 물줄기를 각기 다른 기관이 쪼개서 관리하는 등 통합관리가 전무한 것도 개선돼야 할 부분이다. 현재 산지의 계곡은 산림청이, 3차 지류인 지역 소하천은 소방방재청이, 2차 지방하천은 환경부가, 국가하천은 국토부가 각각 관리하는 등 여러 기관이 하천 규모에 따라 나눠서 관리하고 있다.

㈔생명그물 이준경 정책실장은 "산사태 등 자연재해가 하나의 일차적인 원인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 아닌 만큼 이를 하나로 통합해 하천 규모가 아닌, 유역에 따라 관리하는 유역하천 개념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방댐이 산사태와 홍수에 대한 일시적 해결책이 될 수는 있지만,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위해선 큰 틀에서 생태와 수질을 통합하고 유역을 통합관리해 산사태와 홍수를 예방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박진숙·김백상 기자 tru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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