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고리1호 재연장 내부 결정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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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이 지난해 320여억 원을 들여 부산 고리원전 1호기의 주제어실(MCR, Main Control Room)을 리모델링한 것으로 드러났다.

오는 2017년 1차 수명 연장 기간이 종료되는 고리 1호기의 설비를 향후 20년 이상 사용이 가능한 새 시설로 교체한 것이다. 이 때문에 한수원이 내년 6월 결정되는 고리 1호기의 수명 재연장을 기정사실화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4일 한수원이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 새누리당 배덕광 의원실에 보고한 자료에 따르면 한수원은 지난해 4~10월 323억 원을 들여 메인보드와 계측기를 교체하는 등 주제어실 리모델링 공사를 완료한 것으로 나타났다. 새 설비들은 최근 지어진 원전의 설비와 동일하며 최소 20년 이상의 내구성을 갖췄다.

지난해 320억 들여
주제어실 리모델링
3년 뒤 1차 연장 종료
20년 내구성 갖춰 논란


고리 1호기의 주제어실은 면적 460㎡에 각종 제어장비와 원자로 출력장비, 방사능 누출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방사선 감시장치등을 갖추고 있으며, 3명의 당직 근무자가 실시간으로 원전 내 모든 기기를 통제하는 핵심 설비다. 고리 1호기가 첫 상업운전을 시작한 1978년부터 지금까지 주제어실을 이처럼 대규모로 리모델링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수원 측은 리모델링 이유에 대해 주제어실을 인체공학적으로 재시공해 상시 근무자들의 근무 환경을 개선하기 위함이었다고 밝혔다. 한수원 관계자는 "주제어실을 인체공학적으로 설계하면 근무자가 실수로 기기를 오작동하는 사고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당장 시급한 교체 수요가 있는 것도 아닌데, 단지 근무 환경 개선을 위해 이처럼 거액을 들여 리모델링에 나선 것은 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 때문에 한수원이 내년 6월 결정될 예정인 고리 1호기의 2차 수명 연장을 전제로 이 같은 시설 보강을 한 것이라는 의혹이 짙어지고 있다. 1977년 건설된 고리 1호기는 2007년 설계수명이 종료돼 1차(10년) 수명이 연장됐으며, 2017년 2차 수명 연장 여부가 결정된다.

실제 주제어실의 설비는 내년 6월까지 원전 규제기관인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제출해야 하는 안전성 평가의 주요 항목 중 하나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수원 관계자는 "주제어실 리모델링은 2006년부터 준비해 온 것으로 정해진 프로세스에 의해 지난해 공사가 진행됐다"며 "수명 재연장을 전제로 한 것은 전혀 아니다"고 설명했다.

배 의원은 "40년 가까이 멀쩡하게 쓰던 시설을 3년 뒤면 가동이 중단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거액을 들여 리모델링한 것은 누가 봐도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새정치민주연합 조경태(부산 사하을) 의원은 설계수명이 만료된 노후 원전의 계속 운전을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내용의 원자력안전법 개정안을 4일 발의했다고 밝혔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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