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바다] 홍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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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물이 끝내줘요

흔히 참담치, 담치, 열합, 오베기, 섭 등으로 불리는 홍합류는 속살 색깔로 암수를 구분할 수 있다. 암컷은 적황색을, 수컷은 유백색을 띤다. 홍합류 중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두 종은 홍합과 지중해담치(흔히 진주담치로 불림)다.

홍합은 연안보다는 파도가 세고 깊은 곳에 서식한다. 크기는 지중해담치에 비해 크다. 홍합은 삶아서 먹기보다는 건조시켜 짚으로 묶어 판매되거나 죽 재료로 많이 이용된다. 지중해담치는 연안에서 흔히 볼 수 있으며, 패각은 홍합에 비해 매우 얇아서 잘 부서진다. 또 주로 삶아서 먹는다.

홍합류는 그 해역의 오염이나 환경변화를 잘 보여준다. 이 때문에 지표생물로서 많이 사용되며, 특히 계절에 따른 패독류의 축적 정도는 시기에 따라 아주 다르게 나타나는데 대표적인 패독인 마비성 패독(PSP)은 유독 플랑크톤을 먹고 자란 홍합류에서 발견되지만, 익혀서 먹으면 안전하다.

홍합류의 국물은 아주 독특한 맛을 낸다. 이것은 글리신, 글루탐산 등의 유리아미노산과 베타민, 젖산 등 유기산이 어우러진 결과다.

홍합류에 함유된 칼륨은 나트륨의 체외 배출을 도와줘 고혈압 등 소금으로 인한 질병 예방에 효과가 있다. 또 홍합류에는 타우린이 굴 다음으로 많이 들어 있어 당뇨병 예방, 시력회복에 좋다. 함황아미노산은 전복 다음으로 많아 간기능 향상, 피로 해소에 좋다.

홍합으로 만든 죽인 '섭죽'은 강원도 북부지역 사람들이 즐겨 먹는다. 불린 쌀과 홍합, 어슷하게 썬 감자에 고추장을 풀고 물을 넉넉히 부어 천천히 저어가면서 푹 끓인 후 양파와 풋고추를 넣고 한소끔 더 끓이면 쫄깃한 홍합살이 씹히고 알싸하고 얼큰한 섭죽이 완성된다.

고소한 홍합 치즈구이도 별미다. 담치를 삶아 한쪽 껍데기를 떼어내고 피자의 토핑재료를 삶은 홍합 속살 위에 올리고, 잘게 썬 모차렐라치즈를 듬뿍 올린다. 이어 오븐에서 넣어 굽거나 큰 프라이팬의 바닥에 포일을 깔고 홍합을 올린 뒤 뚜껑을 덮고 치즈가 녹을 정도로 익히면 된다.

피자토핑 대신 고추장, 간장, 물엿으로 양념장을 만들어 올려 홍합양념구이로 먹기도 한다. 삶은 콩나물을 볶아 홍합콩나물볶음으로 먹거나 부추와 초고추장을 넣고 버무려 홍합부추무침으로 먹기도 한다. 홍합류는 아무것도 넣지 않고 물에 그냥 삶기만 해도 감칠맛 나는 육수가 우러나와 간편한 한 끼 국거리가 된다.

김두남 국립수산과학원 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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