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일 선임기자의 레드카펫] BIFF 논란 '다이빙벨' 특별한 작품 아니다
다이빙벨. 시네마달 제공올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큰 화제를 낳았던 다큐멘터리 '다이빙벨'이 우여곡절 끝에 23일 개봉에 나섰다. 당초 내년 초 일반에 선보일 것이란 예상을 깨고 일찌감치 일반 관객과 만나는 이 작품은 영화기자 입장에서 보면 그다지 특별할 것 없는 '보통 영화'다.
통계를 보면 매년 우리나라에서는 한국영화와 외화를 통틀어 연간 300여 편의 영화가 선보인다. 이중에서 거액의 제작비를 쏟아부었거나 톱스타가 대거 출연해 성수기에 개봉하는 작품이 비교적 언론과 평단의 관심을 많이 받는다.
물론 적은 예산이나 스타가 없다고 해서, 혹은 다큐멘터리나 애니메이션, 뮤지컬 영화라고 해서 무조건 외면 당하지 않는다. 연출력과 작품성이 뛰어나거나 유명 영화제에 초청받아 큼지막한 상까지 받았다면 작은 영화도 특별한 대접을 받는 경우가 왕왕 있다. 이런 기준에서 볼 때 '다이빙벨'은 솔직히 특별할 것이 없다. 1억 원 안팎의 제작비와 스타가 없는 다큐멘터리이며 해외영화제의 초청 같은 호사를 누리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평단의 엄격한 기준을 들이대면 '다이빙벨'의 내용 역시 '보통' 수준에 머문다. 영상의 화질이나 내용의 전개 등이 정교하지 못하고 사건 발생 6개월을 넘긴 세월호 참사의 구조과정 전체가 아닌 한 지점인 '다이빙벨'을 다루고 있다. 확보한 극장 스크린도 50개 정도로 대작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많은 충무로 영화인들이 "조용히 놔두면 그냥 스쳐 지나갈 작품"이라고 입을 모으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사실 다큐멘터리는 특성상 사회고발성 소재를 자주 다룬다. 대표적인 예로 마이클 무어 감독의 '화씨 9/11'을 꼽을 수 있다. 이 작품은 특유의 뛰어난 유머와 독특한 고집스러움으로 9·11테러와 사우디아라비아의 연계성을 무시하고 곧바로 이라크 침공을 선택한 부시 미국 대통령과 그의 측근을 '멍청이'로 둔갑시킨다. 미국이 출중한 외교력을 동원해 우방 프랑스에 영화 상영 금지를 요청했을 수도 있겠지만 2004년 칸영화제는 이 작품에 오히려 황금종려상을 안겨 주었다. 권력의 비판과 감시에 최고의 찬사로 화답한 것.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다이빙벨' 상영을 둘러싸고 벌어진 한국적 상황과는 판이하게 달랐다.
영화를 논할 때 가장 금기시 되는 것은 작품을 관람하지도 않고 평하는 것이다. 또한 이념의 잣대를 들이대거나 선입견을 갖고 관람하는 것 역시 경계해야 한다. 하지만 '다이빙벨' 논란의 와중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 같은 실수를 범했다. 아무튼 구조와 재판 등이 이어지고 있는 세월호 사건은 현재진행형으로 남아 있다. 이렇게 볼 때 '다이빙벨'은 세월호 사건을 거울 삼아 더 이상 사고 없는 안전한 대한민국을 바라는 '보통의 영화'이지 '특별한 작품'은 아니다. tokm@
김호일
문화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