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 사진 '한국 스타일'은 무엇인가?
노순택의 '국기복용법, 주 예수를 믿는다면 한미에프티에이 협상을 비준하라는 용, 서울시청광장'(2008). 고은사진미술관 제공"우리 산하가 계속 변하고 있는데, 별로 관심이 없는 것 같아요. 제 사진은 발로 찍는 사진인데, 한 20년 작업하다 보니 '스타일이 생겼다'는 말을 자주 듣게 되었습니다."(박홍순) "사람들이 국기를 다양한 방식으로 사용하는데, '태극기는 만병통치약인가'라는 물음을 작품에 담았죠. 국기를 통해 다른 방식으로 말하기, 즉 알레고리에 주목하게 되었습니다."(노순택) "'스타일은 자아다'라는 게 이번 전시의 주제인데 제 경우 자아이기에 앞서 팔자라는 생각입니다. '스타일은 팔자'라는 거죠."(이상일)
14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로 452번길 16에 자리 잡은 고은사진미술관은 한겨울의 바깥 날씨와는 달리 열기로 가득 찼다.
국내 정상급 사진작가 8인
객관·주관주의로 나눠 전시
2월까지 고은사진미술관
전날 개막한 대규모 기획전 '다큐멘터리 스타일'에 참여한 작가 8명이 총출동해 이번 기획전에 나선 출사표(?)를 저마다 던졌고, 경청하던 객석의 맞받아치는 질문도 결코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세 시간에 걸친 '끝장 토론 스타일'의 '다큐멘터리 스타일 아티스트 토크' 현장 모습이다.
고은사진미술관과 고은컨템포러리사진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다큐멘터리 스타일'은 한국 다큐멘터리 사진을 스타일, 즉 형식이라는 관점에서 조망하는 전시다.
지방 최초의 사진전문미술관인 고은사진미술관이 2009년부터 4회에 걸쳐 진행한 '다큐멘터리 세미나'의 연장선에 서 있는 이 전시는 "한국 다큐멘터리 사진의 가능성을 어떻게 모색할 것인가"라는 세미나의 마지막 물음에 대한 대답으로 마련됐다.
한국 다큐멘터리 사진의 형식과 문제의식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보여 주는 국내 정상급 다큐멘터리 사진가 8명이 이번 전시에 초대됐다. '객관주의'와 '주관주의'라는 두 개의 스타일로 나눠 120여 점의 작품을 전시하는데, 객관주의에는 주명덕(dry) 강용석(neutral) 손승현(direct) 이상엽(eloquent), 주관주의에는 이갑철(dynamic) 이상일(pathetic) 노순택(allegorical) 박홍순(lyric)이 참여한다.
주명덕은 '한국의 가족', 강용석은 '매향리 풍경', 손승현은 '삶의 역사', 이상엽은 '세월국가, 기록의 정치학', 이갑철은 '충돌과 반동', 이상일은 '망월동', 노순택은 '국기복용법', 박홍순은 '대동여지도 계획'이라는 주제로 자신의 스타일을 선보인다. 고은사진미술관에는 노순택 박홍순 손승현 이갑철 이상일, 고은컨템포러리사진미술관에는 강용석 이상엽 주명덕의 작품이 각각 전시된다.
전시를 기획한 박평종 씨는 "앵글과 구도, 원근법, 조명, 명암 대비 등 시각적 요소에서부터 프레임 구성, 피사체와의 관계 설정 등에 이르기까지 사진의 의미를 결정하는 모든 형식적 요소들이 되풀이될 때 사진가의 스타일이 나온다"며 "사진의 스타일은 사진가의 말투나 문체와 같다"고 말했다. ▶'다큐멘터리 스타일' 전=내년 2월 25일까지 고은사진미술관, 고은컨템포러리사진미술관. 051-746-0055, 051-744-3924. 임성원 선임기자 forest@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