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확 바꾼 동아리, 그대들이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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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부산대 청소동아리 '별을 달다' 회원들이 교내에 조성된 동상을 손질하는 모습을 인근 어린이집 아이들이 놀러와 신기한 듯 지켜보고 있다. 김병집 기자 bjk@

2일 오전 11시 부산대 금정회관 인근 작은 공원. "까르르~ 까르르~" 웃음과 함께 나들이 나온 아이들 10여 명이 아장아장 뛰어놀고 있다. 화사한 벤치에 앉아 포즈도 취해 보고, 멋진 조형작품 사이로 숨바꼭질도 한다. 입가엔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부산대부설어린이집 이선유(25·여) 교사는 "며칠 전 다른 반 선생님이 부산대 안에 아기자기한 '소공원'이 생겼다고 해서 아이들을 데리고 왔다"며 "예전엔 칙칙한 풀밭이었는데 재밌는 조형물도 생겨서 아이들이 뛰어놀기에 안성맞춤인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대 동아리 '별을 담다'
쓰레기 줍기 봉사서 시작해
방치된 땅 미니공원 조성
쓰레기통도 개발해 곳곳 설치


이 공원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아무렇게나 방치된 공터였다. 거친 잔디는 발목 높이까지 자랐고, 철제 벤치는 녹이 슬어 앉을 수조차 없었다. 어둡고 그늘진 공간을 말끔한 공원으로 탈바꿈시킨 주인공은 대학본부가 아니라 한 동아리 학생들이다.

부산대 정화활동 동아리 '별을 담다'는 지난해 12월부터 두 달간 공사를 벌여 최근 '자투리 공원'을 완성했다. 평소 금정회관(식당)에서 밥을 먹은 뒤 쉴 곳이 없어 고민하다 인근 공터를 떠올렸다. 동아리 회원들이 직접 설계를 하고 삽과 수레를 들었다. 정식 동아리가 아닌 탓에 학내 지원금은 전무. 수중에는 한 환경단체 공모전에서 받은 상금 100만 원이 전부였다.

동아리 학생들은 십시일반 공사 자재와 장비를 구했고, 기존 재료를 재활용해 공원 조성에 나섰다. 수위실에서 예초기를 빌려 풀을 깎고 땅을 정비했다. 오솔길은 토목공학과 김태완 교수의 도움으로 콘크리트 제작 실습용 자갈(7t)을 구해 깔았다. 버려진 플래카드 지지대와 시험용 콘크리트 조각(공시체)은 훌륭한 말뚝으로 재탄생했다.

허전한 공간에 조형작품을 설치하면 좋겠다 싶어 무작정 조형학과를 찾아갔다. 마침 버리려고 모아 둔 기말과제 작품 몇 점을 구할 수 있었다. 100평(330㎡)쯤 되는 공원을 만드는 데 들어간 비용은 단돈 60만 원.

'별을 담다'는 남은 상금으로 또 다른 작업을 시작했다. 올해 초 일회용 커피잔과 담배꽁초 전용 쓰레기통을 개발한 것이다. 일회용 커피잔 모형의 대형 쓰레기통은 인문관 쉼터에, 꽃 모양을 형상화한 담배꽁초 쓰레기통은 중앙도서관 옆 벤치에 설치했다.

동아리 회장을 맡고 있는 박시훈(25·경영학과 4년) 씨는 "캠퍼스 바닥에 버려진 쓰레기를 줍다 보니 가장 많은 게 일회용 커피잔과 담배꽁초였다"며 "반신반의하며 쓰레기통을 설치했는데 며칠 만에 몰라보게 쓰레기가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별을 담다' 활동은 1년 전 박 씨의 1인 쓰레기 줍기 봉사에서 시작됐다. 50L 쓰레기봉투를 들고 캠퍼스 내 쓰레기를 주우러 다니자 친구들이 "너 혼자 뭘 바꿀 수 있느냐. 우리 집이나 치워 달라"며 핀잔을 줬다. 박 씨는 굴하지 않고 인터넷게시판에 글을 올려 함께 '별을 주울' 동지들을 모았다. 1년이 지난 현재 열성적으로 활동하는 동아리 회원만 18명, 봉사에 동참한 학생들을 합치면 70명이 넘는다. 그동안 주운 쓰레기만 1만 5천L에 달한다. '별을 담다'의 '빛나는' 활약상은 인터넷게시판에서 수천 건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연일 화제가 될 정도다.

박 씨는 "쓰레기줍기 봉사에 한번 참여해 보면 캠퍼스가 얼마나 더러운지 알게 되고 쓰레기를 함부로 못 버리게 된다"며 "우리가 생활하는 공간을 스스로 깨끗하고 쾌적하게 만드는 '별을 담다'의 활동이 주변 대학을 넘어 전국으로 널리 퍼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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