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을 바꾸자 '빅 하트 프로젝트']5. 고도심 동래, 창조스토리로 날갯짓-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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읍성에 이야기 입히고 젊은 점포로 '세대 혼합'하라

부산 동래를 둘러본 빅 하트 자문위원들은 오래된 뿌리에서 미래를 찾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도심 콘크리트 건물들 속에 고결하고 푸른 자태를 뽑내고 있는 가야시대 복천동 고분군 일대. 정대현 기자 jhyun@

■부산의 뿌리에 오래된 미래가

동래는 원도심을 한참 거슬러 올라가는 '고(古)도심'이다. 1876년 '부산포'가 개항하기 전까진 동래부라 불렸으니, 동래는 곧 부산의 '뿌리'인 셈이다. 자문위원들은 오래된 뿌리에서 미래를 찾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철저히 '고도심'전략 표방한
일본 사카이 시가 좋은 선례
관내 재개발 수익 환원해
장영실 등 스토리 투자하고
젊은 공간으로 세대 섞어야


현장에서 자문위원들의 눈길을 가장 사로잡은 건 '동래읍성'이다. 고려말 조선초에 만들어졌는데, 임진왜란 때 함락된 후 1731년(영조 7년) 4배의 규모로 다시 쌓게 된다.

동래읍성은 일제시대 평지를 중심으로 성벽을 허물고 길을 내면서 대부분 사라졌다.

고도심의 상징인 동래읍성이 복원된다면 국내 유일의 도심지 읍성이 된다. 고대 읍성을 끼고 살아가는 현대인의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세계의 이목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가까운 일본 오사카의 사카이(堺市) 시 사례를 참고할 만하다. 중세까지 간사이 지역 중심지였던 사카이 시는 시내에 100여 기의 고분이 있는 등 동래와 닮은 점이 많다. 현재 사카이 시는 옛길 복원 등 철저히 고도시를 표방한 도시재생 전략으로 오사카와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신라대 국제관광학과 장희정 교수는 "동래는 가야시대부터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부산 도심의 변천사를 잘 나타내주는 화석 같은 곳이기 때문에 고도의 복원을 통한 도심재생전략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인물의 고장, 사람이 스토리다

장영실, 우장춘, 박차정, 한흥교…. 모두 동래에 뿌리를 둔 위인들이다.

조선 최고의 과학자 장영실의 연고가 동래라는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의 어머니는 동래현 관노였다. 동래읍성 북문광장에 자리잡은 '장영실 과학동산'에는 혼천의, 앙부일구, 측우기 등 발명품 20여 점이 전시돼 있다.

세계적인 육종학자 우장춘 박사도 동래지역에서 근무하며 연구에 매진하는 등 각별한 인연이 있다. 여성의 몸으로 만주 벌판에서 일본군과 맞섰던 박차정 의사도 동래구 복천동에 생가가 있다. 부산 최초의 양의사이자 독립운동가인 한흥교 선생도 복천동 출신이다.

이들을 비롯한 수많은 동래 출신 위인들의 이야기를 한데 묶는다면 훌륭한 역사교육문화 콘텐츠로 활용할 수 있다. 걸림돌이 있다면 도시정비사업구역만 84개소에 달하는 등 고도심 지역 대부분이 정비사업구역으로 묶여 있다는 점이다.

사이트플래닝건축사사무소 한영숙 대표는 "재개발 수익 일부를 역사문화 보존예산으로 쓰는 것도 한 방법"이라며 "개발 속에서도 역사적 정체성을 살리려는 확고한 방향성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주류와 비주류, 세대를 혼합하라

지는 '온천장'과 뜨는 '명륜1번가'. 동래를 대표하는 두 상권의 흥망성쇠는 통계상으로도 확연하게 드러난다.

온천장 종업원 수가 지난 2004년 4천117명에서 지난해 3천844명으로 줄어든 사이 명륜1번가는 1천786명에서 2천935명으로 훌쩍 뛰었다.

같은 기간 사업체 수도 온천장은 1천519곳에서 1천259곳으로 줄었지만, 명륜1번가는 557곳에서 707곳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백화점, 관광호텔 같은 대형 상업시설이 동맥이라면 뒷골목 상권은 실핏줄이다. 온천장에서 만난 한 노점상인은 "가로 정비사업을 하면서 포장마차를 다 없애버려 즐길 거리가 사라져버렸다"고 아쉬워했다.

반면 명륜1번가는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골목 곳곳에 소규모 가게들이 모세혈관처럼 뻗어 있다.

명륜1번가와 온천장의 또 다른 차이점은 젊은이가 있고, 없다는 점이다.

자문위원들은 전주 한옥마을 앞 남부시장의 사례에 주목한다. 쇠퇴일로에 놓인 시장에 젊은이들이 점포 20여 개를 내면서 800개 점포 전체가 되살아난 것이다.

부산발전연구원 김형균 선임연구위원은 "도시공간 활성화의 가장 중요한 요건 중 하나가 '세대혼합'이다"며 "동래시장 2층이나 주변 건물을 빌려 젊은이들에게 제공하는 등 세대를 섞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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