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방학과 성형
/김영환 리안성형외과 원장

학생들이 겨울철 성형수술을 선호하는 이유 중 하나는 긴 방학기간 때문이다. 충분한 회복기간을 가질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이러한 겨울방학 특수가 성형외과 개원가에서 자리 잡은 지는 오래다. 그런데 예전과 비교하여 달라진 점이 있다면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고등학교 졸업 기념으로 쌍꺼풀 수술 정도로 했던 것에 반해 이제는 중학교 3학년생들도 성형외과를 많이 찾는다는 것. 그리고 쌍꺼풀 수술뿐 아니라 코 성형, 지방흡입, 안면윤곽술에 이르기 까지 자신의 콤플렉스를 성형수술로 해결하려는 학생들로 성형외과는 문전성시를 이룬다.
얼마 전, 필자는 오랫동안 알고 지낸 지인을 통해 방학기간에 북적대던 학원가가 조용해지고 대신에 성형외과·피부과를 방문하는 청소년이 급증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런데 이러한 현상에 일조하는 게 바로 우리, 성형외과 의사들이라고 주장했다. 순간 가슴이 뜨끔했다.
청소년기는 자아 정체성이 완전하게 확립되지 않은 상태이다. 미적 가치관 역시 외부적인 요인에 의해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청소년들은 대부분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 가수나 연예인의 외모를 닮고 싶어 하는 경향이 있으며, 자신의 외모 중 마음에 들지 않는 부위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필자는 지금까지 이러한 행태는 외모지상주의를 부추기는 미디어의 사회적 영향이라고 일축해 왔다. 하지만 이에 불을 지핀 것은 바로 '의료계'라는 것이다.
이를 증명하듯 인터넷에 '학생성형'이라고 검색을 하면 셀 수 없을 정도의 병원 정보가 쏟아진다. 대부분의 병원들은 각종 할인 이벤트나, 무료성형모델 모집광고뿐 아니라 연예인 치료경험담 및 성형 전후 비교사진을 올려 청소년들의 눈길을 끌어 성형외과를 찾도록 유도하고 있다.
미성년자의 경우 정보의 실체를 명확히 직시하기 어렵고, 미적 가치관이 제대로 성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러한 광고를 접하게 되면 대부분 그 유혹에 흔들릴 수밖에 없다.
성형부위마다 수술 연령기준이 있다. 이는 법률로 규제되는 부분이 아니라 의사의 전문가적 판단에 따라 이뤄진다. 가장 많이 선호하는 쌍꺼풀수술의 경우, 속눈썹이 처져 계속 눈을 찌르는 등의 이유로 안과적 이상이 있다면 한시라도 빨리 수술 받을 것을 권유한다.
직접적으로 뼈의 변형을 가하는 코 성형과 안면윤곽술 등은 뼈의 성장이 완전히 끝난 성인이 되어서 하는 것이 좋다. 방사선과 전문의에게 의뢰하여 수술을 받고자 하는 환자의 뼈의 성장이 완전히 끝났는지를 반드시 확인한 후 수술을 시행해야만 한다. 이를 고려하지 않고 성형수술을 받게 되면 나중에 수술 부위에 변형이 생겨 애써 잡아 놓은 미적 균형이 깨질 확률이 높으며, 재수술을 받아야 할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그만큼 미성년자의 성형수술은 위험부담이 따르는 수술이다.
이 같은 사실을 청소년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려줘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학생성형' '방학특수성형'이란 마케팅 일환으로, 그저 돈을 벌기 위해 미성년자들을 현혹하고 있지는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결론적으론 대한민국 청소년들이 올바른 성형 정보에 대한 접근이 힘든 이유가 바로 이러한 광고를 내보내는 주체인 의사의 잘못이라는 것은 백 번 맞는 말인 듯하다.
이러한 현상을 바로잡아 가기 위해서는 성형외과 전문의들이 청소년들에게 보다 건강한 성형문화를 전파하고 나아가 성형 선진국의 긍정적인 이미지가 제고될 수 있도록 방책을 강구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