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파업 서면 일대 가 보니] 배출량 줄었다지만 쓰레기장 된 도심

  • 가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부산진구가 청소 파업에 들어간 15일 오후 서면1번가 도로변에 각종 쓰레기가 봉투째 쌓여 있다. 김경현 기자 view@

부산 부산진구가 3년 만에 다시 벌이고 있는 '쓰레기와의 전쟁' 사흘째. 거리 청소가 중단된 서면 일대는 쓰레기장을 방불케 했다.

15일 오후 도시철도 2호선 서면역 7번 출구를 나서자 온갖 쓰레기와 오물로 뒤덮인 서면 복개로가 눈앞에 펼쳐졌다. 아스팔트 도로와 인도 위에는 유흥업소와 사행성 게임장 등을 홍보하는 불법 전단 수백 장이 아무렇게나 굴러다녔다.

곳곳에 쓰레기와 오물 더미
"손님 놓칠라" 상인들 냉가슴
회의적 시각에도 취지엔 공감
배출량 평소의 절반으로 줄어


쓰레기를 피해 100여m를 걸어 내려가자 굳게 자물쇠를 채운 청소 장비 보관함이 눈에 들어왔다. 거리 위를 부지런히 쓸고 다녔을 대빗자루도 덩그러니 세워져 있었다. 바로 위에는 '제발 쓰레기를 버리지 말아 달라'는 대형 플래카드가 걸렸지만 주변은 쓰레기로 넘쳐났다.


     

서면 복개로가 끝나는 700여m 구간을 걷는 동안 산처럼 쌓인 '쓰레기 더미' 20여 개와 마주쳤다. 가로등, 가로수, 전신주, 도로표지판 아래는 물론 공중전화 부스와 버스정류장 등 기둥이 있는 곳 주변은 대형 쓰레기봉투로 넘쳐났다.

한 주점 앞 쓰레기 더미를 뒤지자 제대로 분리 안 된 음식물 쓰레기가 드러났다. 쌀쌀한 날씨에도 악취가 진동했다. 일본인 관광객 2명이 손으로 코를 움켜쥔 채 옆을 지나갔다.

휴대전화 매장에서 일하는 김준성(37) 씨는 "쓰레기 때문에 손님들이 가게 안으로 안 들어오고 그냥 지나쳐가는 경우가 있어 급한 대로 가게 앞 인도만 직접 빗자루로 쓸었다"고 말했다.

시민과 관광객들은 얼굴을 찌푸리면서도 취지에 공감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주말을 맞아 부산을 찾은 김성인(31·충북 청주) 씨는 "처음엔 더러운 서면 거리를 보고 깜짝 놀랐는데, 이유를 듣고 보니 필요한 조치인 것 같다"고 말했다.

꽃집 종업원 김채현(27·여) 씨는 "매주 일요일 출근할 때마다 환경미화원들이 힘들게 청소하는 모습을 보며 안타까웠다"며 "이렇게라도 해서 불법 전단 등 쓰레기 무단 투기가 뿌리 뽑히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효성에 대한 의문의 목소리도 여전했다. 차나연(27·여) 씨는 "평상시 더러운 서면 거리를 생각하면 3일간 청소 파업을 한다고 해서 시민 의식이 바뀔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부산진구는 무단 투기를 줄이겠다며 지난 14일부터 서면 복개로와 서면 1번가 일대 800여m 거리 청소를 중단했다. 거리 청소는 환경 미화원 근무 시간인 오전 6시부터 오후 5시까지 실시된다. 다시 말해 13일 오후 5시 이후 거리 청소가 실시되지 않았다. 15일 오후 6시 현재 거리에 쌓인 쓰레기량은 평소 배출량의 절반 정도 수준이다.

쓰레기로 뒤덮인 서면 거리는 17일 오전 10시 새봄맞이 환경 정비를 겸해 구청 직원과 환경미화원, 주민과 자원봉사단체 등 300명이 함께 나서서 청소할 예정이다. 이후 얼마나 오랫동안 쓰레기 무단 투기가 줄어드느냐에 따라 '제2차 쓰레기 전쟁'의 승패가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


http://youtu.be/gK0qWNb8x40



당신을 위한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