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원들, 법안 발의 의욕 넘쳐도 실속은 없었다

법안은 국회의원 개인의 의정활동사(史)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19대 국회 부산의원 18명이 지난 3년간 대표발의한 법안들에서도 각 의원의 관심사, 의정활동의 주안점 등이 한눈에 드러난다.
'지르고 보자' 식에 가결 적어
김무성·문재인 '거대 담론'
김정훈, 부산 현안 법안 다수
조경태, 약자 보호 법안 제출
여야 양당 대표인 김무성·문재인 의원의 경우, 발의 법안이 각각 4건, 3건에 불과한 대신 '스케일'이 크다.
김 의원은 악화되는 재정위기에 선제적으로 대비하자며 '국가재정법 일부개정안'을 발의했다. 문 의원은 양극화 사회의 폐단을 극복하자며 '공공기관의 사회적 가치 실현 기본법안'이라는 상당한 분량의 제정법안을 발의했다. '큰 정치인'답게 거대 담론을 건드렸지만, 아쉽게도 아직 성과를 내진 못하고 있다.
국회의장인 정의화 의원은 남북관계 개선에 관한 법안을 다수 발의했다. '북한이탈주민 보호 및 정착지원법안', '남북협력기금법안' 등이다. 그는 의장 취임 이후 남북의회회담을 지속 추진하는 등 이 문제에 큰 관심을 쏟고 있다.
새누리당 김정훈 의원은 부산 현안 관련 법안이 많았다. 동남권신공항 문제가 부각됐을 땐 '부산국제공항공사법안'을, 부산 금융중심지 육성이 화두였을 땐 '한국해양금융공사법안' 등 관련법안들을 연이어 발의했다. 다만 가결이나 대안반영된 법안이 하나도 없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조경태 의원은 사회적 약자 보호를 취지로 한 법안을 다수 제출했다. 부산저축은행 사태가 터지자 예금자보호 한도를 1억 원으로 높이는 관련법안을, 밀양송전탑 관련 피해 주민들을 위해 사업자의 보상 책임을 강화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그러나 이들 법안 역시 가결되지도 대안반영되지도 못했다.
새누리당 유기준 의원은 선박 안전 강화, 수산인 처우 개선 등 해양·수산 관련 법안을 여러 건 발의했다. 특히 불법 원양어업 통제를 강화하는 내용의 법안 3건이 지난해 9~10월에 집중 발의됐다. 유 의원은 올해 2월 해양수산부 장관에 임명됐다.
현재 여성가족부 장관인 새누리당 김희정 의원은 부산 유일의 여성 지역구 의원답게 여성 지위 향상와 성범죄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의 법안을 다수 발의했다.
새누리당 나성린 의원의 경우, 기업 세제 감면 등 '친기업' 법안이 눈에 띄었다. 얼마 전까지 당 정책위 수석부의장을 맡아 규제완화를 추진 중인 박근혜정부 정책에 부응하는 법안들에 총대를 맨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의 발의 목록은 무척 이채롭다. 하 의원은 법안 대신 무려 6건의 결의안을 발의했다. 19대 의원 중 '최다' 수준이다. '김정은 정권의 공포통치·인권유린 규탄' 등 북한 관련부터 '일본 731부대 피해자 추모기념관 설립' 등 결의안도 주제도 다양하다. 그러나 이 가운데 단 한 건만 대안반영돼 실속은 약했다.
부산 정치권 관계자는 "의원들이 관심 분야에 일관성있게 법안들을 제출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면서도 "처리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은 '지르고 보자'식 보다는 정교하고 치밀한 법안으로 실제 반영률을 높이는데 보다 관심을 쏟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창훈 기자 j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