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회 부산국제연극제 결산] 여성은 '햄릿' 남성은 '맥베스'에 쏠렸다
지난 9일 막을 내린 부산국제연극제 중 햄릿의 한 장면. 이날 공연을 관람한 관객 중 78%가 여성이었다. 부산국제연극제 제공'웰컴 셰익스피어'를 주제로 열린 제12회 부산국제연극제는 3만 9천여 명의 시민이 즐긴 것으로 집계되었다. 국제연극제 측은 유료관객 9천여 명, 10분 연극제와 광안리 야외무대에서 열린 공연에 3만여 명의 시민이 참가한 것으로 추산했다.
시민 3만 9천여 명 찾아 즐겨
유료 관객 61.8%는 20~30대
자막 미숙해 몰입 방해 '흠'
12일 부산국제연극제가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말괄량이 길들이기·맥베스·마리오네트 햄릿(인형극)·햄릿·템페스트·로미오와 줄리엣 등 총 6개의 해외초청공연의 유료관객은 20~30대가 61.8%로 가장 큰 비율을 차지했다. 해외 초청공연 유료관객을 세대별로 나눠본 결과 50대가 가장 많이 찾은 연극은 맥베스(12%), 40대는 말괄량이 길들이기(24%), 30대는 마리오네트 햄릿(30%), 20대는 로미오와 줄리엣(61%), 10대는 햄릿(10%)으로 나타났다. 20대 관객은 자신들이 가장 친숙한 이야기에, 30대 관객은 자녀들과 함께 볼 수 있는 인형극을 택한 것으로 분석되며 40~50대는 희소성 있는 고전 명작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관객을 성별로 나눈 결과 햄릿은 여성 관객의 압도적인 선택을 받았다. 다섯 명 중 네 명에 가까운 비율(78%)이 관람했으며 남성에겐 맥베스(48%)가 가장 인기를 끌었다. 이에 대해 변지연 부산국제연극제 프로그래머는 "맥베스의 주인공은 정치적 야망이 있는 중년이 주인공이다. 또 햄릿은 얽히고설킨 관계에서 출발하는 연극이다. 관객은 스스로가 공감할 수 있는 연극을 찾는다"고 설명했다.
지난 2년 동안 부산연극제는 대사 없는 몸짓극 중심으로 진행했다. 대사 양이 방대한 셰익스피어의 연극을 선보이면서 자막 실수가 관객의 몰입을 방해했다. 자막이 극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해 종종 끊기거나 빠르게 다음 대사로 넘어가는 실수가 이어졌다. 대극장 상단에 표시된 자막 배치도 관객의 불편을 야기했다. 대학생 고승혁(25) 씨는 "현지 소품이나 디자인들을 세밀하게 관찰하고 싶어 앞자리로 예매했다. 그런데 자막이 무대 천장과 가까울 정도로 위에 배치되어서 보는 내내 힘들었다"고 말했다.
연극이 끝나고 이어진 관객과의 대화에서 통속극, 환각과 같은 연극 용어들이 적확하게 통역되지 못해 시간이 지체되기도 했다. 김동석 부산국제연극제 집행위원장은 "매년 부족한 점을 조금씩 보완하고 있다. 배우들이 무대에서 애드리브를 선보이는 경우가 있어, 통번역전문가를 섭외해도 자막 실수가 생기곤 한다"고 말했다.
12개 작품이 경쟁을 벌인 고 월드 페스티벌에선 극단 하땅세의 '외투'가 대상을, 연극제작소 동녘의 '새 사람'이 최우수상을, 극단 가치가의 '안티고네 이즈 데드'가 우수상을 수상했다.
김 위원장은 "올해 정통 연극에 대한 대중의 열망을 느낄 수 있었다. 내년에도 고전 명작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안톤 체 호프나 안데르센 같은 작가의 작품을 후보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조소희 기자 ss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