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사외이사 후보추천에 총수 개입 제한
기업의 총수와 그 일가가 사외이사 후보추천에 개입하는 것을 제한하는 '상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발의됐다.
지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재벌총수 및 경영진의 독단경영을 견제할 목적으로 사외이사의 독립성을 강화하고 있으나 '거수기 역할'만 한다는 비판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기준 의원이 17일 대표발의한 개정안은 최대주주와 그의 특수관계인은 사외이사 후보추천위원이 될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다. 특수관계인에는 통상 친인척이 포함되고 의결권이 30% 이상이거나 경영에 사실상 영향력을 행사할 경우 사내이사까지 포함된다. 총수일가가 사실상 경영권을 행사하는 기업의 경우 CEO 등도 사외이사 후보추천위원이 될 수 없도록 했다.
현행법에 따르면 자산총액 2조 원 이상 상장회사는 사외이사 후보추천위원회를 설치해 그 위원회의 추천을 받은 자 중에서 사외이사를 선임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사외이사에 대한 자격제한 규정은 있지만 그를 추천하는 사외이사 후보추천위원회의 위원에 대한 자격제한 규정은 없다.
이에 따라 최대주주나 CEO 등이 직접 사외이사 후보추천위원회의 위원이나 위원장이 돼 사외이사 후보추천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법의 맹점을 악용한 사례가 동양사태로 구속된 현재현 회장이다. 1989년 동양그룹 회장에 오른 현 회장은 2000년부터 동양증권 회장과 사외이사 후보 추천위원장을 겸임하면서 자신의 입맛에 맞는 사외이사들을 선임했다.
김 의원은 "개정안이 통과되면 재벌총수와 CEO들이 사외이사 선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자신의 입맛에 맞는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문제가 해소될 수 있다"며 "보다 중립적인 사외이사 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할 수 있도록 해 사외이사의 독립성을 강화하고 대주주의 독단경영에 대한 감시와 견제가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0~2012년 100개 기업의 이사회 현황을 분석한 KDI의 '사외이사제도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에 따르면, 이사회 안건에 대해 사외이사가 한 명이라도 반대한 경우는 9천101개 안건 중 33건(0.4%)에 불과했다.배동진 기자 djba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