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강풍에 취약점 드러낸 초고층 건물 외벽창
부산 해운대 해안가의 초고층 빌딩에서 외벽창이 추락한 것은 아찔한 사고였다. 그제 오전 2시 45분께 해운대해수욕장 초입에 있는 40층대 고층 아파트의 25층에서 가로 1.2m, 세로 70㎝의 외벽창이 통째로 인도 위로 떨어졌다. 당시는 태풍 낭카의 영향으로 강풍이 몰아치고 있었다. 마침 새벽 시간대여서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하마터면 대형 사고가 일어날 뻔한 위험천만한 순간이었다.
이번 사고에서 간과해선 안 될 점은 강풍과 빌딩풍에 의한 창문 추락 사고라는 것이다. 물론 사고의 1차 원인은 강풍 속에 아파트 거주자가 외벽창을 부주의하게 열어 놓은 것이었다. 열어 놓은 외벽창이 심하게 흔들리면서 그 이음 장치가 바람의 강도를 이기지 못한 채 떨어져 나가면서 추락했던 것이다. 바람을 정면으로 맞지 않는 쪽이라 가볍게 생각하고 열어 놓았으나 결국 창이 떨어져 나갔다. 태풍이나 돌풍이 불 때 해안가에 다닥다닥 붙은 초고층 빌딩 사이를 휘젓는 빌딩풍은 방향과 강도에서 예측을 불허한다.
지구 온난화 영향으로 태풍은 초대형화하고 돌풍이 빈번해지는 추세 속에서 초고층 빌딩의 안전 문제를 예사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외벽창 추락 사고는 일과성 사고로 지나칠 문제가 아니다. 지난해 8월에도 해운대 마린시티에서 70~80층대 초고층 아파트의 창문이 틀과 함께 떨어져 현관 지붕을 덮친 사고가 일어났다. 당시에도 태풍이 몰아쳤다. 무엇보다 거주자와 빌딩 관리사무소 측이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관리소 측은 강풍이 부는 것에 대비해 창문을 반드시 닫도록 계도해야 하고, 입주자는 창문을 닫고 창문에 젖은 신문지나 테이프를 붙이는 등의 적극적인 대처를 해야 한다.
초고층 빌딩의 외관을 유리 외벽으로 화려하게 처리하는 비효율적인 건축 문제도 공론화시켜 따져 봐야 한다. 이들 건물은 번지르르한 외관에 반해 에너지 효율은 상당히 좋지 않고, 특히 유리 외벽은 강풍 속에 흉기로 돌변할 위험성이 높다. 해안 등 지역에 따라 바람을 견디는 풍하중(風荷重) 기준치를 더욱 엄격하게 적용하는 문제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